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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려고 일한 건 아니지만… 청소 시작하며 구상”

소설가 박생강은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 현실에 근접해 독자들이 공감할 만한 소설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은행나무 제공


“뭐든지 직접 해보고 쓰기로 한 건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가장 궁금했다. 사우나 매니저로 일한 뒤 소설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를 썼던 작가 박생강(본명 박진규·41)이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 청소 경험을 바탕으로 ‘에어비앤비의 청소부’(은행나무)를 내놨다.

박생강은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소설을 쓰려고 일했던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럼 왜 작가가 사우나나 에어비앤비에서 일하게 된 걸까. 2005년 등단한 그는 “10년간 내가 쓰고 싶은 작품은 이제 다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제 소설은 그만 쓰자는 생각으로 새로운 일을 알아봤다. 그러다 구직 사이트에서 사우나 매니저 구인 소식을 보고 이끌려 지원한 것”이라고 했다. 2015년 무렵이었다.

박생강은 “그런데 일을 해보니 그곳에서 경험한 걸 소설로 쓰고 싶어지더라”고 했다.

제13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는 신도시 고급 피트니스 사우나 매니저의 눈으로 본 상류층 노인들의 삶을 담고 있다. 박생강은 “‘우리 사우나는 JTBC 안 봐요’를 쓰면서 내 소설이 체험적이고 사실적인 분위기로 바뀐 것 같다”고 했다.

‘수상한 식모들’로 등단한 그는 과거 장편 ‘나는 빼빼로가 두려워’와 소설집 ‘교양 없는 밤’ 등에서 신화적 요소가 가미된 풍자적 작품을 주로 선보였다. 최근 낸 ‘에어비앤비의 청소부’는 그가 지난해 5월부터 지인의 제안으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 에어비앤비에서 청소를 시작하면서 구상한 작품이다.

그는 “내가 에어비앤비 이용자와 마주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상상을 해봤는데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에어비앤비의 청소부’는 회사일로 지친 주인공 ‘나’가 혼자 에어비앤비를 찾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유쾌하면서 긴장감 있게 그린다. 소설 속 청소부는 말미에 자신만의 명언으로 “로그인보다 로그아웃”이란 말을 남긴다.

박생강은 “지금 돌아보니 그때 ‘소설을 그만 쓰겠다’는 결심을 하지 않았으면 사우나에서 일도 하지 않았을 거고, 새로운 작품도 안 썼을 것”이라며 “무슨 일이든 시작보다 끝이 중요한 것 같고, 그 끝이 또 다른 시작을 가져온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소설가를 직업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박생강은 “소설가는 내게 살아가는 한 방식이다. 소설가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그렇게 본 것을 작품으로 쓰면서 살아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재미있게 살면서 설렁설렁 쓰는 소설가”란 인상이 들었다. 박생강은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글 쓸 때 생각을 제일 많이 하고 평소엔 생각을 많이 안 한다. 다만 소설에선 어떤 ‘귀염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며 웃었다. 그의 작품에 비춰보면 귀염성이란 말은 흥미와 재치란 말로 바꿔도 될 듯하다.

박생강은 인터뷰 후 “에어비앤비 청소하러 갈 시간”이라며 서둘러 일어섰다. 월간 ‘수사연구’ 기자로도 활동하는 그는 사기 사건의 전말과 심리를 다룬 소설을 구상 중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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