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무장단체에 억류됐던 일본 언론인 야스다 준페이(44·사진)는 지난 7월 억류 당시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소개한 이유에 대해 “실명과 국적을 밝히면 안 된다는 무장단체 규칙 때문”이라고 말했다.
40개월간의 억류생활 끝에 석방돼 최근 터키에 머물렀던 야스다는 25일 일본으로 귀국하는 항공기 내에서 NHK방송과 인터뷰를 했다. 그는 이날 오후 도쿄 나리타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야스다는 “내가 감금된 장소가 풀려난 죄수들에 의해 유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무장단체가 내게 실명과 국적을 말하지 못하게 했다. 그것이 규칙이었다”며 “당시 말했던 이름은 억류 중에 이슬람교로 개종하면서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월 ‘시리아 일본인 인질의 호소’라는 제목의 온라인 동영상에서 “내 이름은 우마르이며, 한국인”이라고 말했었다.
야스다는 억류 생활을 떠올리며 “그곳은 지옥이었다”며 “오늘도 돌아가지 못한다는 생각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게 만들었다. 체념하고 감금 상황을 받아들이려는 내 모습에 놀란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3년 넘게 억류된 탓에 “전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프리랜서 언론인인 야스다는 2015년 6월 시리아 내전 취재를 위해 시리아에 들어갔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자브하트 알 누스라에 납치됐다. 이 단체는 도움을 요청하는 야스다의 모습을 찍은 영상을 4차례 공개했다.
일본 정부는 야스다 석방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있었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총리가 지휘하는 ‘국제 테러정보 수집유닛’을 중심으로 터키와 카타르를 상대로 협상한 결과”라고 밝혔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