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저가폰 전략 변경을 선언하고 첫 번째로 선보인 갤럭시A7은 모든 역량을 카메라에 집중한 스마트폰이다. 사진과 영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주요 고객층으로 설정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후면 카메라 3개는 만족감을 줬다. 2400만 화소짜리 일반 카메라는 좋은 사진을 찍어줬다. 동일한 환경에서 갤럭시 노트9과 A7으로 동시에 사진을 찍어봤는데 결과물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물론 사진을 확대해서 보면 노트9에 비해 화질이 떨어졌지만 크게 확대해서 보지 않으면 차이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A7의 사진은 괜찮았다. 밤이나 빛이 부족한 저조도 환경에서도 나쁘지 않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일반 카메라에다 500만 화소 심도 카메라를 더하면 아웃 포커싱 효과를 낼 수 있어 인물 사진을 찍을 때 유용했다.
트리플 카메라의 백미는 화각 120도의 초광각 800만 화소 카메라다. 120도는 사람의 시야를 그대로 담을 수 있는 화각이다. 풍경 사진을 찍을 때 한 화면에 많은 풍경을 담을 수 있어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초광각 카메라로 찍은 사진에 왜곡이 있는 건 아쉬웠다. 초광각 카메라는 화각의 특성상 고가 장비로 촬영해도 어느 정도 왜곡이 나타난다. 하지만 A7 초광각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왜곡이 많이 느껴져 예민한 사람은 불만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후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보정이 필요해 보인다.
2400만 화소 전면 카메라는 갤럭시S, 노트 시리즈 등 프리미엄 라인업보다 더 나은 느낌이다. 셀피 촬영을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고려해 전면 카메라에 특별히 더 공을 들인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A7 카메라는 40만원대 스마트폰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 돌비 애트모스 기능이 들어간 것도 눈에 띄었다. 디자인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하지만 제품을 찬찬히 뜯어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A7은 요즘 스마트폰이 대부분 탑재한 USB 타입C 포트가 아닌 마이크로USB 포트를 채택했다. 점점 사라지고 있는 표준을 굳이 채택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또 지난해 출시된 A7 모델에 있던 삼성페이, 방수방진, 고속충전 기능이 모두 빠졌다. 사용자들에게 요긴한 기능을 빼고 가격을 낮추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다. 특히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 제품이 프리미엄 사양을 갖춘 샤오미 포코폰 F1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