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 정계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중앙아메리카 출신 이민자 행렬(Caravan·캐러밴)을 저지하기 위해 현역 군인까지 투입했다. 캐러밴은 미국행을 자제하라는 멕시코 정부의 만류에도 북상을 계속하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26일(현지시간) 캐러밴의 미국 영토 진입을 막기 위해 군 병력을 투입해 달라는 국토안보부 요청을 승인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투입 병력은 800∼1000명 규모로 30일부터 미·멕시코 국경에 배치된다.
주방위군이 아닌 현역 군인들이 국경지역에 배치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현재 미·멕시코 국경에는 이미 주방위군 2100명이 국경수비대를 지원하고 있다. 다만 새로 투입되는 병력은 전투병이 아니며 병참과 인력 운송 등 국경수비대를 지원하는 임무를 주로 수행한다. 미국 법률상 연방정부 소속 현역 군인은 국경에서 불법 이민자를 체포할 수 없다.
멕시코를 지나고 있는 캐러밴 행렬은 27일에도 북상을 이어갔다. 캐러밴이 미국에 오지 못하게 막으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력을 받는 멕시코 정부는 직업 제공 등 혜택을 제시하며 캐러밴이 멕시코에 정착토록 권유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멕시코 정부에 따르면 이민자 1700명이 멕시코 망명을 신청했으며, 북상을 포기하고 자국으로 돌아간 사람도 일부 있다. 캐러밴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온두라스인은 약 3500명으로, 이 중 멕시코 망명을 수락한 사람은 100여명뿐이다. 나머지 사람들은 멕시코 정부의 요청을 거부하고 미국행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