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원대 프리미엄폰’을 표방하는 샤오미의 포코폰 F1이 국내에 출시된다. 국내 소비자의 스마트폰 선택권이 넓어질 것이란 기대와 국내 업체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샤오미 스마트폰 한국 총판인 지모비코리아는 29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포코폰 F1 공개 행사를 열고 국내 출시를 공식화했다. 다음 달 12일부터 예약 판매에 돌입한다. 공식 출시일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포코폰 F1의 국내 출고가는 42만9000원으로 책정됐다. 6GB 메모리와 64GB 저장공간을 갖춘 모델만 출시된다. 포코폰 F1은 스냅드래곤 845, 4000㎃h 배터리, 후면 듀얼 카메라, 2000만 화소 전면 카메라 등의 사양을 갖췄다.
갤럭시 노트9, V40 등 국내에 출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사양이 비슷하다. 반면 가격은 절반도 안 된다.
정승희 지모비코리아 대표는 “뛰어난 제품을 정직한 가격에 판매해 소비자를 감동시킨다는 게 샤오미의 브랜드 전략”이라며 “초심을 되찾기 위해 기획된 브랜드가 포코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브랜드 이미지에 현혹되는 시대가 아니라 제품 성능과 가격을 합리적으로 따지고 구매하는 가성비의 시대”라며 “가성비가 가장 좋은 브랜드가 샤오미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코폰 F1의 국내 출시는 소비자의 스마트폰 선택권이 넓어진다는 측면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프리미엄 사양을 갖춘 포코폰 F1이 좋은 성적을 거두면 다른 중국 업체들의 국내 진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급제 시장이 점차 커지고 있는 점도 외국 업체들에 유리하다. 이통사를 거치지 않고 출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낮은 중국 스마트폰이 국내 시장에 자리를 잡게 되면 스마트폰 가격 인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반면 중국 업체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위태로운 1위를 달리고 있고, LG전자는 14분기 연속 스마트폰 사업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업체 약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인데 안방마저 잠식당하면 국내 스마트폰 산업이 활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업체 관계자는 “아직 중국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 안착하는 것은 시기상조로 보인다”면서도 “계속 문을 두드리다 보면 언젠가는 시장이 잠식당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