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앙아메리카 출신 이민자 행렬(Caravan·캐러밴)을 막기 위해 현역 군인 5000여명을 국경지대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이 정도 대규모 현역 군인이 배치되는 것은 처음이다.
테런스 오쇼너시 미 북부사령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주말까지 군인 5200명을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에 배치할 것”이라며 “텍사스 남부를 시작으로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등에서 국경 통제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800여명의 군인들이 텍사스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작전명은 ‘충직한 애국자(Faithful Patriot)’로 정해졌다.
국경순찰대가 경비를 맡는 국경에 미국 현역 군인이 배치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이번에 투입되는 군인 중에는 미 육군공병단과 전투공병대대, 항공부대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국경지대에 레이저철선을 설치하는 등 기반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총기 무장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정착을 희망하는 이민자 행렬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멕시코에 도달한 캐러밴은 남부 오악사카주 타파나테펙 지역을 넘어 미국 국경을 향해 계속 북상을 하고 있다. 다만 당초 7000여명에 달했던 행렬은 일부의 이탈로 4000여명으로 줄어들었다.
600여명 규모의 2차 캐러밴은 과테말라와 멕시코를 가르는 수치아테강을 건너 멕시코로 진입했고, 300여명의 3차 캐러밴도 지난 28일부터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미국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자 행렬을 위한 ‘텐트 도시’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우리는 모든 곳에 텐트를 세울 예정”이라며 “이민자들이 망명을 신청하면 그들을 수용하되 그들이 망명 허가를 받지 못하면 (미국에서)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캐러밴을 “미국에 대한 침략”이라고 규정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1주일 앞두고 계속해서 이민자 행렬을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