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30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잇따라 면담하며 북한 비핵화와 대북 제재 문제 등에 대한 한·미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비건 대표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조 장관과 40여분간 회동했다. 조 장관은 “지금이 대단히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런 시점에 비건 대표와 남북 관계 및 미·북 관계에 대해 서로 보조를 맞추는 문제를 협의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이번이 나의 4번째 서울 방문이며, 오늘 저녁에는 제 상대역(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14번째 만난다”며 “이는 한·미 양국 간 매우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거론하며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원하고, 이 부분에 있어 통일부와의 협력을 고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과 비건 대표는 최근 지연되고 있는 철도 연결과 산림 협력 등 남북 협력사업과 관련한 대북 제재 완화 및 포괄적 예외 문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는 이후 청와대를 방문해 정 실장과 2시간가량 면담하고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 상황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튼튼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정착을 이루기 위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두 사람은 비건 대표의 이번 방한이 양국 공조 관계를 더욱 굳건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비건 대표가 남북 협력사업 속도나 대북 제재 면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느냐’는 질문에 “한·미 양국은 긴밀한 공조 아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및 남북 관계를 선순환적으로 추진해 나가자는 데 일치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이런 내용에 대해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국회 동의 없이 철도·도로 연결 등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들을 북한과 합의했다는 이유를 들어 31일 조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최승욱 강준구 기자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