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이 1일 문을 연다. 중국이 앞으로 해외로 나가는 관광객 규제를 대폭 완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강남권의 면세점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면세점 황해연 대표는 31일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류의 중심, 의료관광의 메카인 강남에서 풍부한 인프라와 차별화된 관광 콘텐츠를 활용해 ‘고품격 라이프 스타일 면세점’을 구현하겠다”며 “내년 매출은 6700억원을 예상하고 2020년 1조원을 넘기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문을 여는 면세점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8∼10층에 1만4250㎡ 규모로 조성됐다. 구찌 페라가모 오메가 IWC 등 해외 명품 브랜드 40여개와 국내 최고 수준의 뷰티·패션 브랜드 290여개가 입점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입지’의 이점을 차별화 요인으로 꼽았다. 마이스(MICE·전시컨벤션 관광산업) 특구 단지에 위치해 한류 콘텐츠 복합문화공간인 SM타운, 아쿠아리움, 특급호텔, 백화점, 코엑스몰, 강남구 성형외과·피부과 등의 관광 인프라를 기반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가세로 강남권 면세점은 4곳으로 늘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을 중심으로 반경 6㎞ 안에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신세계면세점 강남점까지 4개 면세점이 분포돼 있다. 이동의 편리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중국인 대리구매상(따이공)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유인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4개의 면세점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 동시에 경쟁도 치열해졌다. 중국인 따이공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 이들에게 지불하는 송객수수료의 출혈 경쟁도 예상된다.
송객수수료는 신규 출점하는 면세점에는 ‘양날의 칼’이다. 송객수수료를 많이 지불하면 관광객을 대거 유치할 수 있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지만 그만큼 수익성은 떨어진다.
신세계면세점이 서울시내에 처음 문을 연 2016년 시내면세점 경쟁이 격화되면서 송객수수료가 40%까지 올라가 면세점 업계 수익성이 악화된 전례가 있었다. 장기적으로는 송객수수료 출혈 경쟁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는 이유다.
황 대표는 “수수료 과열 경쟁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따이공 시장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원칙적으로 중국 여행사 몇 개를 통해서 지속적인 고객 확보에 나서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무역센터점을 시작으로 공항 면세점, 해외 면세점까지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