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사찰 내주 논의, 북·미 협상 돌파구 찾나



오는 6일 미국 중간선거 직후인 다음 주 후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회담 날짜는 9일, 장소는 뉴욕일 가능성이 높다. 북측 대표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유력하다. 이 회담에서 북·미는 이견을 좁히지 못한 모든 문제들을 패키지로 논의할 전망이다.

가장 중요한 의제는 북한 핵·미사일 시설에 대한 사찰 문제와 2차 북·미 정상회담 관련 협의다. 종전선언과 제재 완화, 미국이 핵심 시설로 지목하는 영변 핵시설 사찰 여부도 의제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핵·미사일 시설 사찰단에 한국이 포함되는 부분이 합의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모두 한국 참여에 동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고위급 회담은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 여부를 결정지을 중대 변수다. 장기전 모드로 들어간 북·미 대화가 속도전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의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31일(현지시간) 사찰 문제와 관련해 “그것은 다음 주 나의 카운터파트와 논의할 사항 중 하나”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 고위급 회담 개최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지난 7일 평양) 회동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 사찰단이 두 가지 중요한 시설을 둘러보는 것을 허락했다”면서 “우리는 너무 늦기 전에 사찰단이 그곳에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두 중요 시설은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외부참관단의 방문에 대한 준비활동을 하는 것이 포착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 국무부의 로버트 팔라디노 부대변인은 “북한 핵·미사일 시설의 사찰 방식과 구성은 앞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위급 회담 장소와 날짜, 북측 대표는 막판 변경될 수도 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북·미 물밑대화는 막판에 틀어질 수 있다”며 “회담 시기와 장소, 북측 대표 등 모든 것이 확정되지 않아 북·미 양측이 발표를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미 고위급 회담에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영변 핵시설 사찰 여부는 해묵은 숙제다. 가장 큰 걸림돌은 북한이 요구하는 제재 완화 문제다. 미국이 ‘선(先) 비핵화’ 입장을 고수할 경우 고위급 회담은 빈손으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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