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과 속이 다르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부정적인 의미는 아니다.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한 라인, 빨간색 디자인 포인트가 들어간 감각적인 외관과 달리 다소 보수적이고 단순한 느낌의 내부 디자인은 외관에 비하면 클래식한 느낌을 줬다.
쉐보레가 지난 9월 초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더 뉴 트랙스’의 레드라인 에디션을 출시했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번 트랙스는 디자인에 중점을 줬다.
레드라인 에디션은 차량 전면부에 검은 색상의 그릴과 보타이 로고 앰블럼을 적용했고 측면부 윈도우 몰딩도 기존의 크롬을 검은색이 대체했다. 사이드 미러 커버 역시 검은색으로 마무리해 간결한 조화를 이뤘다. 레드라인 에디션 전용 18인치 블랙 알로이 휠과 레터링에도 빨간색 포인트가 적용돼 특별하면서 역동적인 이미지다. 검은색과 빨간색의 만남은 생각보다 강렬했다.
쉐보레의 레드라인 에디션은 매년 1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튜닝카 박람회 ‘세마(SEMA) 쇼’에서 2015년 처음 공개됐다. 레드라인 에디션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트랙스와 말리부 카마로 트래버스 콜로라도 등 9개 쉐보레 제품에 적용됐다. 이를 통해 브랜드를 대표하는 새로운 스페셜 에디션으로 자리매김한 레드라인 에디션은 국내에서는 더 뉴 트랙스에 최초로 적용됐다.
주행해보니 디젤차였지만 정숙성은 예상보다 뛰어났다. 특히 시내 주행에선 디젤차 특유의 소음이 잘 느껴지지 않았다. 소형 SUV지만 전고가 1650㎜로 경쟁차종들보다 높은 편이어서 실내가 실제 사이즈보다 넓게 느껴졌다. 전장 역시 4255㎜로 긴 편이다. 소형 SUV를 타면 “작아서 운전하기 편하지만 패밀리카로는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인데, 패밀리카로도 크게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작고 가벼운 느낌의 소형 SUV를 원했던 소비자들에게는 조금 아쉬운 부분일 수 있다.
가격 대비 편의사양도 만족스러웠다. 터치스크린 방식의 디스플레이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결해 음악을 듣거나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수 있는 것도 편리했다. 쉐보레 트랙스는 이미 2016년 출시된 2017년형 모델부터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가 지원됐다.
레드라인 에디션은 더 뉴 트랙스 LT코어 트림과 프리미어 트림에 제공되며 스노우 화이트 펄, 스위치 블레이드 실버, 모던 블랙, 새틴 스틸 그레이 외장 색상 모델에 적용된다. 가격은 1.4ℓ 가솔린 터보 모델의 경우 2176만∼2361만원, 1.6ℓ 디젤 모델은 2422만∼2548만원이다.(6단 자동변속기 기준)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