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답방 시기 ‘연내’→ ‘조기’ 선회한 청와대



청와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기를 두고 ‘연내 답방’에서 ‘조기 답방’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연내 답방이 불투명해지면서 답방 시점을 모호하게 열어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일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시기는 열려 있다”며 “남북 간 계속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황 진전에 따라 다소 변동이 있을지 모르지만 조기 답방은 틀림없고, 연내 답방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방한 이후 굳이 시점을 ‘연내’로 한정짓는 것보다 성과만 담보된다면 내년 초도 문제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 이후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성사를 위해 북·미 양측과 각각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다. 9월 평양공동선언 이후 북·미 협상이 재개되면서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도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오는 6일 중간선거를 비롯, 미국 정치일정 탓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사실상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어려움이 생겼다. 북한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서울 방문을 미룰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연내 답방’이 확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평양선언에는 김 위원장이 ‘가까운 시일 내’ 서울을 방문한다고만 명시돼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이 평양 방문 직후 대국민 보고에서 “‘가까운 시일’이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올해 안을 뜻한다”고 말하면서 연내 답방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청와대는 남은 두 달간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성사를 위해 총력전을 벌일 계획이다. 이 관계자도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김 위원장 답방을 연결해서 생각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남북이 주도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2차 북·미 정상회담과는 별개로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이 필요하다고 북한을 설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도 이날 국회 시정연설에서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이 눈앞에 와 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며 “기적같이 찾아온 기회”라고 강조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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