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미래자동차 신기술에 대한 글로벌 투자를 확대한다. 미래차 기술 선점을 통해 대외 무역환경 악화와 실적 부진 등의 위기를 극복하고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모비스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 첫 오픈이노베이션 센터인 ‘엠큐브’를 열고 자율주행 등 미래차 신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발굴과 투자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엠큐브는 개방형 혁신활동과 창의성, 스타트업 육성에 대한 현대모비스의 의지를 담은 이름이다. 실리콘밸리 엠큐브는 자율주행(센서·로직·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커넥티비티(인포테인먼트·생체인식), 신사업 혁신부문(인공지능·차량보안)의 유망 스타트업 발굴·투자의 핵심거점으로 활용된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운영 중인 중국 광둥성 선전의 연구분소에도 투자 기능을 추가해 내년에는 엠큐브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선전 엠큐브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특화 거점으로 운영되며, 중국 스타트업과 함께 현지 시장에 최적화된 자율주행·커넥티비티 요소기술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엠큐브는 현대모비스와 스타트업에 ‘윈-윈’이 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보유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스타트업은 현대모비스의 노하우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엠큐브는 현대차의 현대크래들과도 전략적인 협업을 강화해 내년까지 10여건의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크래들은 모빌리티 서비스·스마트시티 등 미래차 기술과 완성차의 융합에 주력하고 엠큐브는 자율주행·커넥티비티 등 요소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투자를 집중할 예정이다. ‘요소기술→자동차부품→완성차→미래차 서비스’의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투자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는 이스라엘·유럽·아시아 등 엠큐브가 설치되지 않은 지역의 스타트업은 현대크래들과 협업해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이스라엘은 차량 보안과 센서 분야에 유망한 스타트업이 많은 데다 정부와 대학이 이들을 지원하고 있는 게 강점이다. 창업활동이 활발한 프랑스와 북유럽은 차량 부품과 모빌리티 스타트업이 주요 투자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 기획실장 정수경 전무는 “스타트업에 단순 투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율주행·커넥티비티 등 현대모비스의 연구개발 역량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면서 “스타트업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자동차에 최적화된 환경으로 조기에 개발될 수 있도록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