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종합

[이제는 지방시대] 미래자동차가 달린다… 다시 희망 달구는 달구벌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국제미래자동차엑스포가 개막한 지난 1일 행사장인 엑스코에서 독일 자동차 튜닝 회사 칼슨이 선보인 튜닝 벤츠 차량을 시승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에서 생산될 예정인 국내 첫 전기화물차 ‘칼마토’가 대구국제미래자동차엑스포 행사장에서 전시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국제미래자동차엑스포를 찾은 관람객들이 LG화학에서 선보인 미래자동차 모형을 구경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는 2000년 삼성상용차 철수로 완성차 생산도시의 꿈을 접어야 했다. 하지만 18년이 지난 지금 대구는 미래자동차로 희망을 되찾았다. 전기화물차 생산을 눈앞에 두고 있는 대구시는 친환경 전기차 생산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한편 미래자동차의 또 다른 축인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5월 17일 대구 달성군 국가산업단지에서 국내 최초의 전기화물차 공장 준공식이 열렸다. 울산에 위치한 자동차부품기업 디아이씨의 대구법인 회사인 제인모터스가 만든 이 공장은 대구국가산업단지 내 4만㎡ 용지에 연면적 1만7589㎡ 규모의 전기화물차 생산 전용공장으로 연 3000대 이상의 전기화물차 생산 설비를 갖췄다.

올해 말부터 현대 포터를 개조한 국내 최초 1t 전기화물차 ‘칼마토(CALMATO)’를 양산하게 된다. 이탈리아 음악 용어인 칼마토는 ‘조용하고 고요하게’라는 뜻으로 소음이 없는 전기자동차의 특성을 표현한 단어다. 칼마토는 택배회사에 우선 공급하고 점차 일반인에게도 확대 판매할 예정이다.

대구에 국내 최초의 전기화물차 생산 기지가 들어설 수 있었던 것은 대구시의 적극적인 지원과 우수한 기반시설 덕분이다. 대구국가산업단지에는 2014년 자율주행자동차와 커넥티드카, 전기차 등 미래자동차의 주행시험이 가능한 국내 최초 지능형 자동차 부품 주행시험장이 건립돼 자동차기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고 있다.

대구시는 4년간 247억원의 예산을 자동차 선도기술 개발에 투입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2016년부터 지역 기업에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원의 성과로 제인모터스가 전국 최초로 전기화물차를 생산하게 됐고, 지역기업인 대동공업이 르노삼성과 컨소시엄을 통해 전기차 생산을 위한 정부 인증을 준비 중이다.

전기차 도시 분위기 조성을 위한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전기차 충전기 24시간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각종 세제혜택과 대구시내 유료도로 통행료 면제, 공영주차장 할인 혜택 등도 지원하고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전기차 충전소 위치 안내와 충전기 사용 현황 등의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또 전국 최초로 자체 예산을 들여 공용 충전소 56곳에 충전기 117기를 설치했다. 현재 대구에는 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 민간이 관리하는 충전기까지 포함해 500여기의 충전기가 운영되고 있다.

대구시는 2020년까지 전기자동차 부품업체 110여개를 대구국가산업단지에 유치해 전기자동차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연구개발 협력 체계 구축과 직접주문생산 방식도 도입할 방침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 미래자동차의 동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대구국제미래자동차엑스포’를 개최해 미래자동차에 대한 관심도 높이고 지역 업체들의 활로도 개척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택에 전기차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 구매 신청이 몰리면서 목표 수량 2000여대가 단기간에 완판됐고 올해 목표(2810대)는 물론 2020년까지 전기차 5만대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대구시는 전망하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전기차 선도도시 대구’가 국가브랜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앞으로 대구시는 전용플랫폼을 이용한 신차 개발, 초소형 전기차 생산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자율주행차 기술 선점을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2015년 정부가 자율주행차 분야를 대구시의 지역전략산업으로 선정했고 2016년에는 국토교통부가 대구지역을 자율주행차 시범운행단지로 지정했다. 현재 대구수목원-테크노폴리스 자율차 실증도로 구축이 진행 중이며 3D정밀지도 작성을 마쳤다. 수성알파시티 자율주행 실증환경 구축 사업도 마무리 단계다. 2030년까지 대구 전역에 자율주행 시험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지난해에는 대구시의 ‘미래형 자율차 R&D기반조성 및 부품산업육성’이 국정과제로 반영됐으며 올해는 5G기반의 자율차 서비스 실증사업인 ‘5G-Giga Korea’ 국가공모 사업에도 선정됐다. 특히 지난 9월 특정지역에 한해 신기술을 적용한 제품·서비스 규제들을 풀어주는 규제자유특구법(규제프리존법)이 국회를 통과해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이 한층 더 속도를 내게 됐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는 전기차 충전망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전기차 육성에 대한 정책 의지가 강하다”며 “국내 첫 전기화물차 양산을 시작으로 전기차 관련 사업을 육성해 미래형 자동차 선도도시 조성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 1∼4일 대구국제미래자동차엑스포 열려
‘꿈의 차’ 구경하고 타보고… 6만5000명 뜨거운 관심


지난 1∼4일 대구에서 세계 미래자동차의 동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구국제미래자동차엑스포(DIFA 2018)’가 열렸다. 나흘 동안 6만5000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미래형 자동차 선도도시를 꿈꾸는 대구시 등이 주최한 이 행사는 대구 자동차 관련 산업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글로벌시장 진출 기회를 찾기 위한 것이다.

전시회에는 22개국 247개의 국내외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참여했다. 지난해 첫 행사 때 참여하지 않았던 일본(닛산)과 유럽의 완성차 기업들(메르세데스 벤츠·재규어·랜드로버)도 참여했다. 특히 닛산이 국내에서 처음 공개한 전기차 리프의 신형 모델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미국의 테슬라도 국내 전시회 최초로 모델엑스(X)를 선보였으며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와 더불어 수소차 넥쏘를 전시하고 시승행사도 진행했다. 이밖에도 재규어의 전기차 ‘I-PACE’, 메르세데스 벤츠와 랜드로버의 친환경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 벤츠 튜너사인 독일 칼슨의 최고급 튜닝카도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글로벌 부품기업들의 참가도 눈에 띄었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유한 독일의 지멘스와 프랑스의 다쏘시스템, 스웨덴의 이디아다를 비롯해 LG화학, KT 등 글로벌 부품기업들이 대거 신규로 참가했다.

세계 미래차 동향을 알 수 있는 각종 포럼도 진행돼 83명의 국내외 저명 연사들의 열띤 강연이 펼쳐졌다. 포럼을 담당한 성명호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장은 “지난해 처음 시작한 미래차엑스포가 이미 자동차 전문가들과 기업인들 사이에 입소문이 났다”며 “많은 전문가들이 포럼 연사 초청에 흔쾌히 응하는 것은 물론 기업에서도 단체 참가 문의가 쇄도했다”고 말했다.

올해 수출상담회에는 50여개사의 해외바이어가 참가(지난해 39개사 참여)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자동차 배터리 충전 시스템 업체 에이치티티(HTT)와 방글라데시의 유력 딜러인 자동차부품 수입 업체 랭컨 홀딩스, 도요타 그룹의 통상 유럽법인 등이 참가했다. 국내 기업과 279건의 상담이 이루어졌으며 상담액 1760만 달러(196억원), 계약예상액 600만 달러(67억원)의 성과를 거뒀다.

대구시는 행사기간 동안 제인모터스와 쿠팡, GS글로벌, GS엠비즈, 대영채비 등과 전기화물차 보급 확대와 산업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고 중국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와 자동차 분야 협력강화에 관한 기본합의서도 체결했다.

행사에서는 다양한 시승 기회가 주어져 관람객들을 즐겁게 했다. 많은 관람객들이 자율주행셔틀과 전기차, 수소차, 초소형전기차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