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4일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에 권구훈(56·사진) 골드만삭스 아시아 담당 선임이코노미스트(전무)를 위촉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월 사임한 이후 석 달 넘게 공석이던 위원장 자리가 채워져 정부의 신(新)북방정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권 신임 위원장은 경남 진주 태생으로 진주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ABN암로은행 런던지점 선임연구원과 국제통화기금(IMF) 모스크바사무소 상주대표, IMF 선임이코노미스트 등을 지냈다. 그는 북한경제 전문가다. 2009년에 통일한국의 2050년 국내총생산(GDP)이 일본과 독일을 추월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2014년 박근혜정부가 ‘통일대박론’을 내세울 당시 새누리당 주최 토론회에서 “남북 소득격차가 커서 독일처럼 보조금을 통해 양쪽의 소득수준을 맞출 경우 남한에서 동의를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권 위원장은 2015년 통일대박론 현실화를 내세우며 출범한 재단법인 ‘통일과 나눔’에서 주도한 통일나눔펀드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그가 남긴 보고서는 박근혜정부 통일정책에 비중 있게 반영됐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구태여 전 정권과 관련된 인사를 위원장으로 낙점한 것에는 북한 비핵화 이후 북·중·러와 함께 진행할 경제협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려는 의지가 그만큼 강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