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맘 류혜진(37)씨는 주말마다 마트에서 장보는 게 일이다. 남편이 가끔 출근하는 주말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다섯 살 아들 손을 잡고, 다른 손으론 카트를 밀면서 쇼핑을 한다. 카트는 무겁고 호기심 많은 아들 덕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머잖아 류씨 같은 소비자들도 좀 더 여유롭게 쇼핑을 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쇼핑객을 알아서 따라다니는 자율주행 스마트카트가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되기 때문이다.
이마트와 LG전자는 5일 업무협약(MOU·사진)을 맺고 유통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서비스 로봇의 일환으로 자율주행 스마트카트를 공동 개발한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지난 4월 시범 운영한 자율주행 카트 ‘일라이(eli)’가 콘셉트카 개념이었다면 이번 자율주행 스마트카트 개발은 상용화를 위한 작업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 검증 테스트를 진행하고 빠른 시일 내 상용화에 들어갈 계획이다.
일라이는 이마트 사내 디지털 혁신기술 연구 조직인 S-랩이 주도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자율주행 스마트카트다. 일라이에는 음성 인식, 매장 안내, 고객 추종, 결제 등 여러 기능이 있었는데 이 가운데 카트가 스스로 이동하는 ‘고객 추종 기능’ 개발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스마트카트가 계획대로 개발되면 사물인식 기능을 통해 장애물을 스스로 피할 수 있고 자율주행 기능으로 쇼핑객이 직접 카트를 밀지 않아도 편리하게 쇼핑을 할 수 있게 된다. LG전자에서는 로봇 제품군인 ‘LG 클로이’를 개발해온 로봇선행연구소가 스마트카트 개발을 맡았다. 형태준 이마트 전략본부 본부장은 “스마트카트 개발로 미래 디지털 쇼핑 환경 구축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