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중간선거 유세를 위한 소품처럼 활용하고 있다. 거대한 전용기를 지지자들에게 직접 보여줌으로써 현직 대통령이 가진 힘과 권위를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주말 동안 미주리주와 웨스트버지니아주, 몬태나주를 차례로 돌며 중간선거 지원 유세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문하는 도시마다 공항을 유세장으로 잡았다. 지지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용기가 활주로에 착륙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환호를 받으며 전용기 계단을 내려와 곧바로 연설하는 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 현장을 찾은 펜사콜라주립대 대학생 제럴 린처드는 워싱턴포스트(WP)에 “(에어포스원은) 사진으로는 자주 볼 수 있지만 실제로 보긴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나는 소름이 돋았다. 저것이야말로 ‘결정적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전임 대통령들도 선거 유세 때 전용기를 종종 활용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4년 재선 유세 때 전용 헬기 ‘마린원’을 타고 유세장이 차려진 야구장 한가운데에 착륙한 적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처럼 전용기를 이용한 ‘퍼포먼스’를 매번 벌이는 건 이례적이다.
에어포스원은 공군 소속 항공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정부 자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셈이어서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마땅히 규제할 근거도 없다. 부시 행정부 때 백악관 윤리담당 변호사를 지낸 리처드 페인터는 “에어포스원 앞에 서서 정치 연설을 한다고 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재를 가할 수는 없다. 불법행위는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