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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여성 절반, 성적 희롱·비하 직간접 경험

사진=게티이미지


전문직 여성 100명 가운데 2명이 성폭행 피해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것으로 5일 드러났다. 성폭력을 경험한 여성 절반 이상은 우울증과 자책감, 트라우마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변호사협회(여변)는 전문직 여성을 상대로 한 성폭력 피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4∼10월 교수와 변호사 언론인 의료인 회계사 등 총 1015명이 온라인 설문조사에 응했고 이 가운데 50명이 심층면담에 참여했다. 전문직 여성 대상 실태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 가장 많은 응답자가 경험한 피해는 ‘상대방이 외모나 옷차림, 몸매 등을 성적으로 희롱·비하·평가하는 행위’였다. 1015명 가운데 541명(53.3%)이 직간접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 다음으로 많은 것은 ‘성적인 이야기를 하거나 음담패설을 하는 행위’였다. 540명(53.2%)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겪었다고 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한 변호사는 “인턴 때 지도검사로부터 ‘너희들과 (성관계)해도 내가 체력적으로 부족함이 없다’는 등 성적 농담을 듣고 있어야만 했다”고 토로했다.

강제로 성관계를 맺거나 맺을 뻔했다고 응답한 피해자도 21명(2.0%)이나 됐다. 직간접 경험자까지 포함하면 응답자는 138명(13.5%)에 달했다.

성폭력의 2차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한 431명 가운데 283명(65.7%)이 피해 경험 이후 우울증 같은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답했다. 피해자의 대다수는 근무경력 5년차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혜령 국가인권위원회 성차별시정팀장은 “전문직들은 자기주장이 강해 성폭력 피해에서 예외일 거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오히려 조직에 적합하지 않은 인간으로 낙인찍힐까봐 두려워 문제 제기를 어려워했다”고 설명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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