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좋아하는 작가의 ‘그 단편’ 딱 하나만 읽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데 이 단편이 포함된 소설집 한 권을 통째 사는 건 어쩐지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 이때 유용할 서점이 나왔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에 ‘짧은소설 전용관’이 생겼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알라딘의 전자책 코너 싱글즈에서 전자책 형태의 단편소설을 낱개로 살 수 있다.
자음과모음은 6일 “단권 단편소설은 분량상 종이책으로는 내기 어렵지만, 디지털 콘텐츠로는 가능하다”며 “지난 9월 중순부터 단편을 에브리북 짧은소설 시리즈란 이름으로 선보이고 있는데 반응이 뜨겁다”고 밝혔다. 단편소설을 분철해 전자책 형태로 판매하는 것은 문학출판사로는 첫 시도다. 처음 내놓은 단편은 서미애 조선희 강지영 등 장르소설 작가 8인의 작품 85권이었다. 이 책들은 출시 한 달도 안 돼 8000편 이상이 판매됐다. 가격은 권당 2900원. 7∼8편 수록되는 시중 소설집이 1만5000원인 걸 고려하면 편당 가격은 비싸지만 골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득이다.
자음과모음은 이르면 7일 순문학 분야 115종을 2차분으로 내놓는다. 문순태의 ‘울타리’(사진 왼쪽) 등 9권, 권여선의 ‘처녀치마’(오른쪽) 등 8권을 포함해 소설가 11명의 작품들이다. 앞으로 다양한 작가의 미발표 단편 혹은 이미 절판된 다른 출판사 소설집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이런 방식이 새로운 소설 판매 트렌드가 될지 주목된다. 이소영 자음과모음 콘텐츠사업국장은 “과거 CD로 음악을 들을 때는 싱글 앨범이 없었지만, 디지털 음원이 활발해지면서 싱글 앨범이 가능해진 것에 착안했다. 전자책 특성에 맞게 문학 분야 콘텐츠를 기획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