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종교적 신념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에 대한 공소를 취소하겠다고 밝힌 박상기(사진) 법무부장관의 지난 5일 발언에 대해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론의 반발이 심상치 않자 하루 만에 ‘수장(首長)’의 발언을 번복하며 진화에 나선 것이다.
법무부는 6일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공소 취소나 특별사면 방침 등은 정해진 바 없다”며 “다양한 방안을 가능성 차원에서 법리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 장관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공소를 취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형기를 마친 병역거부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사면 등의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박 장관은 병역거부로 교정시설에 수용 중인 71명에 대해서는 “가석방을 포함해 어떤 방법이 합리적인지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루 만에 장관의 말을 번복하는 ‘해프닝’이 벌어진 이유는 해당 발언이 성급했다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 1일 종교적 양심 등에 대한 병역거부자를 형사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데 대한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진보적 단체는 사법부의 이번 판단을 환영하고 있지만 바른군인권연구소,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등 보수진영은 “특정 종교 집단에 대한 특혜”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900건이 넘는 청원글이 올라와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사법부 판단에 부정적인 글이 대부분이다.
문동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