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가 6일(이하 현지시간) 미 전역에서 일제히 실시됐다. 중간선거에서 ‘블루 웨이브’(민주당 바람)가 거세게 일지, 미국 유권자들이 ‘트럼피즘’(Trumpism·트럼프주의)을 다시 한번 선택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중간선거는 4년 임기 중 1년9개월이 지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갈림길에 서 있다. 공화당이 승리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욱 힘이 실리겠지만 패배할 경우 국정 운영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번 선거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향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간선거에선 연방 상원의원 전체 100명 중 35명, 하원의원 435명 전원, 주지사 50명 중 36명이 각각 선출된다. 오전 5시(동부시간 기준) 버몬트주에서 시작된 중간선거 투표는 오후 11시 하와이를 마지막으로 종료된다.
이번 중간선거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높은 관심도다. 역대 중간선거 가운데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1914년의 51%를 깰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와 반대로 양분되면서 트럼프 반대·지지 세력 모두 투표하겠다는 열기가 뜨거워진 것이다. 선거운동 기간 이어졌던 이른바 ‘증오 범죄’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정치적 관례를 깨고 민주당 지원 유세에 적극 나선 점도 투표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투표 직전까지 ‘상원은 공화당 우세, 하원은 민주당 우세’라는 판세가 유지됐다.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수당이 될 경우 민주당은 2010년 이후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하게 된다. CNN방송은 5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5%가 ‘민주당에 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에 표를 던지겠다’고 답한 비율은 42%였다.
그러나 상원의 경우 전체 35개 선거구 중 26개가 민주당 현역 선거구여서 현재 ‘공화당 51대 민주당 49’(49명 중 2명은 민주당 성향 무소속)로 공화당이 우세한 상원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의회전문 매체 더 힐은 예측했다. 민주당이 하원을 차지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정치적 충돌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5일 박빙 지역인 오하이오주·인디애나주·미주리주 3개 주를 도는 강행군을 펼쳤다. 그는 “민주당 승리는 사회주의 악몽을 낳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폭풍 트윗을 올리며 공화당에 한 표를 호소했다. 인디애나주 유세에는 딸 이방카와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을 깜짝 등장시켰다. 자신에게 등을 돌린 여성 표를 의식한 조치다.
민주당 지원 유세를 이끈 오바마 전 대통령은 버지니아주를 찾았다. 그는 트위터에 “이번 중간선거가 우리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일지도 모른다”는 글을 올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3일부터 플로리다주·조지아주·인디애나주·일리노이주를 돌며 “분열의 정치를 심판하자”고 외쳤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