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임종석 대통령 소리… 비서가 싫으면 그만둬라”
임종석 “민노총, 약자 아냐… 상당한 사회적 책임 나눠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청와대 등을 상대로 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집중 포화를 맞았다. 최근 논란이 된 전방 시찰에 대한 야당의 질타가 쏟아졌고 임 실장은 “자리가 갖는 특수성과 무거움을 되새기고 옷깃을 여미는 계기로 삼겠다”고 답했다.
임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 순방 중이던 지난달 17일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지뢰제거 현장을 시찰했다. 당시 혼자 선글라스를 끼고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을 대동한 것처럼 보여 논란이 일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대통령 부재 중 비서실장이 청와대를 지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문 대통령 자서전 ‘운명’에도 나온다”며 “대통령 귀국 이후에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가서 폼을 잡더라도 잡았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대통령 다음으로 임 실장이 최고 권력자”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정유섭 의원도 “국무위원에게 정위치를 지키라고 독려하지는 못할망정 수행원으로 부리고 있으니 ‘임종석 대통령·문재인 비서실장’ 혹은 ‘대통령 위의 비서실장’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며 “비서가 싫으면 그만두고 현실 정치에 뛰어들라”고 몰아붙였다.
임 실장은 “남북 합의 사업 중 가장 보람 있는 현장이라 위원회가 결정해서 갔다”며 “오해 받는 것을 억울해하기보다는 옷깃을 여미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또 “선글라스 지적을 많이 받는데 햇볕에 눈을 잘 뜨지 못하고 많이 약하다”고 해명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출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김 원내대표는 “인사검증을 잘못한 책임자로서 출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실장은 민정수석 불출석이 오랜 관행이라며 이를 바꾸려면 국회에서 논의해 달라고 응수했다.
야당은 조명균 장관과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거취 문제로도 임 실장을 압박했다. 임 실장은 “조 장관 경질을 건의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의에 “제가 할 일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탁 행정관 거취에 대해선 “그는 조금 더 자유로운 삶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데 조금 더 고생해 달라고 만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장석춘 한국당 의원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올해 초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성과가 연말에 나타날 것이라고 했는데 연말이 다 되니까 내년이라고 한다”며 “뉴스에 교체설이 나오는데, 나가려면 하루라도 빨리 나가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가 “장 실장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인사설이 근거 없는 내용이냐”고 묻자 임 실장은 “꼭 그렇다고만 볼 수 없다”며 “둘 다 언제든지 책임감을 갖겠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판단은 인사권자가 할 것”이라고 답했다.
임 실장은 노동존중사회 관련 질의에 “전교조와 민주노총이 더 이상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민주노총은 이제 상당한 사회적 책임을 나눠야 하는 힘 있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탄력근로제 확대 등에 대해 민주노총이 반대하는 시점에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