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대학 총여학생회(총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다. 현재 유일하게 총여가 유지되고 있는 동국대까지 폐지 수순에 돌입했다.
현재 총여 제도는 서울시내 대학 중 서울시립대와 한양대 경희대 숭실대에 존치돼 있으나 장기간 공석으로 유명무실하다. 성균관대는 최근 총투표로 총여 폐지를 결정했으며 연세대는 총여 회장이 사퇴, 온전하게 활동 중인 총여는 동국대가 서울에서 유일하다.
동국대 관계자는 6일 오후 학생의결기구인 총대의원회가 중앙대의원회의를 긴급 소집해 총여 폐지 총투표 발의 여부를 논의했다고 7일 밝혔다. 총여 구성원들은 당사자로서 회의 참관을 공식 요구했으나 거부당하고 종료 뒤에야 결과를 통보받았다.
회의 참석자들은 총여 폐지에 대한 총투표 발의 서명 방식과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 오프라인으로 500인 이상 서명이 다시 들어오면 발의를 진행키로 결정했다. 한 관계자는 “사실상 총여 폐지는 시간문제”라면서 “이번 결정은 총투표를 철저하게 발의하도록 만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서명은 지난 3일 총투표 실시 관련 기준 총학생회칙이 500명으로 낮춰져 공포된 당일부터 시작됐다. 대학커뮤니티 ‘에브리타임’과 ‘디연’에 서명 촉구글이 올라왔다. 익명의 게시글은 “총여는 페미니즘이라는 사상을 실현하는 집행기구로 변질됐다. 페미니즘은 성평등운동이 아니다. 음모론이자 신앙”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총여는) 존재와 활동의 방법에 있어 총투표를 통해 정당성을 심판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의 논의를 주도한 박철우 총대의원장은 “서명 관련해 전달자 등 자세한 사항은 학교의 명예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