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리종혁·김성혜 등 고위층 7명 방남

오는 1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막되는 ‘아시아 태평양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북측 고위 인사 7명이 참석한다. 북측 고위급 인사가 판문점 이외의 남측 지역을 찾는 건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처음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7일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리종혁 부위원장과 김성혜 통일선전부 실장을 비롯한 북측 고위관계자들이 14일 경기도에 오는 것은 맞다”며 “북한 방문단의 정확한 규모는 아직 확정된 바 없으나 7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방문이 유력한 가운데 이뤄지는 북한 고위급 방문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우리 측 정부 관계자와 만나 김 위원장 방남 문제를 논의할 지 주목된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측 방문단이 국제대회 참여 말고 다른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북측 인사들이 내려오는 이유는 17일까지 진행되는 아태 평화·번영 국제대회 때문이다. 경기도와 아태평화교류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 행사는 국제학술행사로 과거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의 강제동원 문제에 관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아태지역 평화교류를 논의하는 자리다. 포럼에서는 남측과 북측, 일본이 각각 발표하고 토론한다. 일본에서는 하토야마 유기오 전 총리 등이 참석해 ‘아태평화와 공동번영 협정서’에 사인할 예정이다. 일제에 의해 희생당한 필리핀 피해자들도 참여한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북측 참석자들을 위한 비공식 만찬을 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경기도는 북측과 교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논의들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지사의 북한 방문 일정도 논의한다. 앞서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지난 10월 20일부터 23일까지 아태평화위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해 교류협력 사업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북의 대표 음식점인 ‘옥류관’ 남한 분점 유치를 추진하고 싶다는 의사를 꾸준히 밝혀온 경기도는 북한 방문단에게 옥류관 후보지도 소개하겠다는 계획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옥류관의 위치는 북측의 의도를 파악한 뒤 북측이 원하는 곳에 추진될 예정”이라며 “임진강 유역 남북 공동관리 등을 위한 현장방문도 추진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경기도가 추진하는 다양한 남북 교류사업들이 북측과 논의될 전망이다. 경기도는 황해도 지역의 농림복합형 농장시범사업 등 축산분야 교류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크낙새 복원사업(남양주시), 남북 유소년축구 친선대회(용인시) 등 문화·스포츠 분야 교류사업도 많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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