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골관절염 환자는 약 376만 명에 달했으며, 이중 280만 명(74%)은 무릎 골관절염 환자였다. 골관절염은 관절연골의 퇴행성 변화로 인한 육체적 통증은 물론, 일상생활 장애, 정신적 문제까지 이어진다. 최근에는 발병 연령대가 낮아져 환자 수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제때 적절한 예방적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골관절염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가 어렵거나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하기에는 너무 젊은 연령대, 그리고 입원 및 회복에 대한 부담 등으로 인해 치료시기를 놓친 환자들은 질환이 악화된 이후에야 치료를 받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교적 간단한 시술로 진행되는 ‘유전자 치료법’이 주목받고 있다. 무엇보다 치료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치료에 대한 주목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부산에 거주하는 신원성씨(63)도 최근 유전자 치료를 받았다. 신씨는 평생을 부산과 경남 지역의 산림을 관리하며 살아왔다. 일 때문에 하루도 빠짐없이 산을 오르내리다 보니, 무릎에 통증을 달고 살았다. 신씨는 “2년 전부터 절뚝거리며 걸어 다녔다”며 “심각한 무릎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생업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신씨를 치료한 오종석 힘내라병원장은 “보행 자체가 힘들어 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신씨의 무릎 연골판은 뿌리가 파열돼 무릎이 다리 안쪽으로 주저앉아 있었다. 오랜 기간 산을 오르내리다보니 연골판이 끝내 이겨내질 못한 것이다. 증상 악화를 막고 통증을 개선할 치료가 시급했다. 또한 치료 후에도 생업을 이어가야 했다. 녹록치 않은 상황이었다. 신씨는 휜다리 교정술로 보행의 불편함을 회복했고, 이후 유전자 치료를 받았다. 유전자 치료는 무릎 관절 내 염증을 완화시켜 골관절염이 악화하는 것을 막는데 효과를 나타냈다. 오 원장은 “무릎 통증과 기능적 측면에서의 악화요인을 없애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신씨처럼 무릎 관절 상태가 상당히 악화된 환자들에게 진통제나 스테로이드 주사 등의 보존적 치료는 근본적 치료라기보다는 일시적 통증 완화에 가깝다. 이후 통증과 관절염 악화가 반복되며 환자들은 더욱 고통스러운 상황을 맞게 된다. 때문에 중등도 무릎 골관절염(grade 3) 환자들 중에 유전자 치료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시술 방법도 간단하다. 마취나 절개 수술 없이 1회 간단한 주사 투여가 전부다.
신씨도 “다른 병원에서 스테로이드 및 통증 주사 등을 맞아봤지만 치료 효과는 주사를 투여한 후 잠시뿐이었다”며 “유전자 치료에 대해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치료를 받은 후 고통스러웠던 무릎 골관절염 통증이 현저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현재 신씨는 다시 생업으로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한때 지독한 무릎 골관절염 통증 때문에 생업을 포기하려고 했던 것에서 괄목할 만한 변화다. 신씨는 “평생 산을 거닐며 살았다. 다시 산으로 돌아가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김양균 쿠키뉴스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