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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상원·격전지서 선전… ‘블루 웨이브’ 예상보다 약했다




미국 중간선거가 당초 예상대로 공화당이 상원을 수성하고 민주당이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트럼프 대 반(反) 트럼프’의 치열한 대결구도 속에서 양쪽 지지층 모두 뭉치면서 어느 한쪽에 일방적으로 힘이 쏠리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공화당이 상원과 주지사 경합지역에서 선전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포 선동(fear-mongering) 전략’이 먹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9월 초만 해도 ‘블루 웨이브’(민주당 바람)가 선거판 전체를 뒤흔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여기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샤이(shy) 트럼프’, 즉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숨은 표심이 2016년 대선 같은 이변까지는 아니지만 블루 웨이브를 상당히 막아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의 명암은 격전지에서 갈렸다. 특히 상원 선거에서 공화당은 텍사스주, 테네시주, 미시시피주 등의 거센 민주당 바람을 뿌리치고 기존 의석을 지켰다. 더욱이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던 플로리다주, 인디애나주, 미주리주, 노스다코타주를 빼앗으며 승기를 잡았다. 당초 여론조사에선 공화당 51석, 민주당 49석인 현재 상원 의석분포가 이번 선거에서 비슷하게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공화당은 상원에서 최소 53석, 최대 55석까지 의석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번 상원 선거는 민주당이 26석을 지키는 동시에 공화당의 9석 중 2석을 빼앗아야만 하는 어려운 구도였다. 게다가 26개 선거구 중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한 곳이 무려 10곳이나 돼 민주당으로선 ‘텃밭 지키기’가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이 예상외로 의석수를 늘린 것은 격전지 지원 유세에 나섰던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굳건히 만들어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밤(현지시간) “큰 승리를 거뒀다” 등 트윗을 잇따라 올리며 선거 결과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민주당은 예상대로 하원을 장악했다. 전체 435명의 의원을 뽑는 하원 선거에서 과반인 218석을 넘겨 222석을 확보한 가운데 최대 230석까지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뜨거운 사전투표 열기로 대변돼온 높은 투표율과 젊은층의 투표 참여 덕분이다. 민주당은 전통적 지지 기반인 대도시는 물론 2010년 이후 공화당에 내줬던 텃밭의 상당수도 되찾았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상원 및 주지사 선거의 격전지에서 신예 스타 정치인들이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최초의 흑인 플로리다 주지사를 기대했던 앤드루 길럼 후보, 공화당 거물 정치인 테드 크루즈 대항마였던 베토 오루크 텍사스주 상원의원 후보, 첫 흑인 여성 주지사를 노린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조지아 주지사 후보는 접전 끝에 패했다.

민주당은 50명 중 36명을 새로 뽑은 주지사 선거에선 앞섰다. 선거 전 16명에서 최소 22명으로 늘어났다. 다만 플로리다주, 조지아주, 오하이오주 등 접전지역에선 패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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