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한(知韓)파 빈센트 브룩스(60) 한미연합사령관이 떠나고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로버트 에이브럼스(58) 미 육군 대장이 8일 신임 한미연합사령관으로 취임했다. 주한미군사령관과 유엔군사령관을 겸하는 그가 향후 한반도 군사대비태세와 9·19 남북 군사합의 이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대연병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현재의 한반도 상황은 과거 어느 때보다 역동적”이라며 “여러 기회를 모색하는 가운데 높은 수준의 준비태세와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오늘밤에라도 싸울 수 있다) 역량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군사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뼛속까지 군인’이라는 평을 받는다. 6·25전쟁에 참전했던 크레이튼 에이브럼스 전 육군참모총장의 셋째 아들이며, 큰형과 작은형도 장군 출신이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전투를 지휘한 경험이 있다. 지난 9월 상원 인준청문회에서는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철수는 유엔사 판단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2년6개월여 임기를 마친 브룩스 대장은 배를 함께 타고 강을 건넌다는 뜻의 ‘동주공제(同舟共濟)’라는 말로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이임사 말미엔 한국어로 “사랑합니다. 박유종(자신의 한국 이름)입니다. 감사드립니다”라고 인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에이브럼스 사령관을 중심으로 더 공고한 한·미 연합 방위태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주한미군 재배치 등 당면한 현안들에 대해서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차질 없이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