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하의 모습으로 뒤숭숭한 시즌 초반을 보내던 프리미어리그와 프리메라리가의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레알 마드리드가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 있다. 최근 리그에서 승점을 조금씩 쌓던 두 팀은 나란히 챔피언스리그에서 승리를 거두는 등 사이좋게 3연승하며 상승 동력을 확보했다.
맨유는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의 알리안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유벤투스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선제골을 내주고도 경기 종료 직전 2골을 몰아넣으며 2대 1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초중반 맨유는 홈팬의 응원을 업은 유벤투스에 주도권을 내줬다.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맨유는 유벤투스에 비해 슈팅 수(9개-23개), 점유율(45.1%-54.9%)에서 밀렸다. 후반 20분 과거 맨유의 간판스타였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가 친정팀을 상대로 멋진 논스톱 발리슛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반전이 필요했던 주제 무리뉴 맨유 감독이 던진 교체 카드는 적중했다. 후반 33분 알렉시스 산체스와 안데르 에레라가 빠지고 후안 마타와 마루앙 펠라이니가 동시에 투입됐다. 후반 41분 마타는 그림 같은 왼발 프리킥으로 동점 골을 뽑아냈다. 이어 후반 44분에는 프리킥 상황에서 펠라이니가 상대와 경합하며 알렉스 산드루의 자책골을 유도, 역전에 성공했다. 영국 가디언은 “맨유가 유벤투스를 꺾으며 화려하게 귀환했다. 무리뉴 감독 아래서 거둔 최고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맨유는 올 시즌 초반 리그 10위까지 미끄러지며 최악의 스타트를 끊었다. 무리뉴 감독과 선수들 간 불화설에 이어 감독 경질설까지 퍼졌다. 그러나 최근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포함해 3연승을 달리며 다시 도약하고 있다. 어수선하던 선수단도 정돈되는 분위기다. 부주장직을 박탈당하며 이적설이 불거졌던 폴 포그바는 “부주장이 아니라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맨유에서 뛰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고 밝혔다.
감독 경질이라는 강수를 던진 레알 마드리드도 챔피언스리그 체코 원정에서 빅토리아 플젠을 상대로 5대 0 대승을 거뒀다.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에만 20분 사이 네 골을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다. 침묵을 이어오던 최전방 공격수 카림 벤제마와 가레스 베일은 각각 2골, 1골을 넣으며 이름값을 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달 29일 라이벌 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에서 1대 5로 대패하는 등 리그 3연패로 9위까지 추락했다. 구단은 곧바로 훌렌 로페테기 감독을 내치고 산티아고 솔라리 2군 감독을 대행으로 내세웠다. 그런데 이후 반전이 시작됐다. 팀이 3연승하는 동안 11득점 무실점의 완벽 모드로 탈바꿈했다. 선수 시절 레알 마드리드에서 5년간 뛰었던 솔라리는 선수들을 다독이며 팀을 안정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일각에서는 솔라리 감독 대행을 차기 감독으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