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메리카 출신 이민자행렬(캐러밴·Caravan)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포고문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향한 여정을 재개했다.
캐러밴 5000여명은 엿새간 머물렀던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를 떠나 미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티후아나로 향하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달 13일 온두라스 산페트로술라시에서 출발한 캐러밴 본진이다. 지금까지 1500㎞에 달하는 거리를 이동했다. 캐러밴 본진의 뒤를 잇는 다른 캐러밴도 북상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불법 입국자들의 망명 신청을 제한하는 ‘남부국경 대량이민 해결을 위한 대통령 포고문’에 서명했다. 향후 캐러밴의 미국 입국을 막기 위해 미리 조치를 취한 것이다. 포고문에 따르면 미 남부 국경으로 들어오는 불법 입국자들은 최소 90일간 망명 신청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캐러밴은 트럼프 대통령의 포고문에도 개의치 않는다. 온두라스 출신 남성 어거스틴 라미레즈는 로이터통신에 “시도는 해봐야 한다. 우리는 계속 싸울 것”이라고 했고, 다른 남성 로니 수아조도 “우리의 목표는 여전히 미국”이라고 말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포고문에 대해 “폭력과 박해를 피해 고국을 떠난 사람들은 누구나 보호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망명 금지 조치는 불법”이라며 “미국 이민국적법을 무시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조민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