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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지방시대] 서울서 1시간대… 울릉도 하늘 길 드디어 열리나

울릉공항 건설은 군민들의 생존권과도 직결된 문제다. 경제논리로 따져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사진은 울릉공항 조감도. 경북도 제공


울릉공항 위치도. 경북도 제공


양정배 경북도 건설도시국장


울릉공항 건설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지역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도서지역의 경우 소형공항은 군민들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울릉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경북도와 울릉군은 공항 건설이 당초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 부산지방항공청 등 중앙행정기관 및 지역 정치권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사업 추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울릉공항 건설 사업은 현재 기본설계가 마무리됐고, 기획재정부와 총사업비를 협의 중이다. 2022년 완공을 목표로 50인승 경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활주로(1200×30m) 및 여객터미널 등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비가 울릉공항 기본계획 고시 당시 5805억원에서 6325억원으로 증가하면서 기획재정부에서 늘어난 사업비에 대해 적정성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울릉공항 건설은 1980년대 이후 지역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지역 현안 사업이었지만 경제성 부족 등의 이유로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2013년 7월에서야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그러나 당초 가두봉에서 절취한 암석을 바다에 매립하려던 당초 계획은 변경돼야만 했다. 울릉도 암석의 강도가 부족해 육지에서 암석을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사업비도 증가했다.

2016년 5월 입찰에 참가했던 업체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위기도 있었으나 국토교통부가 사업수행방식을 기타공사로 변경하고 2016년 11월 기본설계를 착수해 지난해 12월에 마무리했다.

경제논리로만 보면 울릉공항은 다소 비효율적일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국가가 예산을 투입해 울릉도에 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계속 제기되고 있다. 울릉군민들의 생존권 문제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김병수 울릉군수는 “경제성만을 따진다면 낙후된 지역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정부에서는 울릉공항 건설을 단순히 경제성만으로 판단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1만여 울릉군민들이 육지를 오고 가는 교통수단은 오직 여객선뿐이다. 하지만 동해의 특성상 가을부터 겨울까지는 파도가 높은데다 여름∼가을엔 태풍의 영향 등으로 결항일이 연간 100일 가까이나 된다(최근 3년간 연평균 86일, 겨울철 결항률 60%). 1년에 3개월 정도를 섬에 묶인 채 생활하고 있는 주민들은 특히 겨울철에는 섬에 갇힌 채 아예 육지에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응급환자 이송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울릉도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통상 소방헬기나 동해해양경찰청의 헬기나 경비정을 이용해 인근 육지로 이송해 치료를 해야 한다. 그동안 울릉도에서는 후송이 지연되거나 장거리 이송으로 치료시기를 놓쳐 사망하거나 증상이 악화된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더구나 헬기 운행이 어려운 야간에는 경비함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5∼6시간이 걸리는 탓에 후송 도중 환자가 숨진 사례도 여러 차례다. 지난해 울릉군내서는 연간 224명의 응급환자가 발생했다.

울릉공항 건설을 요구하는 가장 주된 이유는 바로 주민이 아플 때 치료할 수 있도록 하고 육지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차원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누리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울릉공항 건설은 육지와의 접근성을 향상시켜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울릉도와 독도를 손쉽게 방문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수 있다. 국토부의 울릉공항 건설 기본계획에 따르면 2050년 울릉공항의 이용객은 110만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울릉공항을 통해 지역의 관광산업이 활성화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뿐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가 울릉도와 독도를 지키고 사랑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될 수 있는 것이다. 울릉군 주민들은 공항 건설이 이뤄지면 섬이라는 지리적 단점을 극복하고 고유한 문화와 차별화된 생태관광자원을 바탕으로 4계절 관광이 가능해지는 만큼 주민들 삶의 질 또한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서울에서 울릉도에 가기 위해서는 서울서 동해까지 버스로, 동해서 울릉까지 여객선을 이용할 경우 최소 6∼7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울릉공항을 통해 하늘길이 새롭게 열리게 되면 서울에서 1시간대, 항공요금 9만∼13만원대로 오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진복 경북도의원은 “대한민국 어느 지역에서도 1만명의 국민들이 교통수단 때문에 이런 불편을 겪으며 살고 있는 곳은 찾기 힘들다”며 “울릉도의 하늘길을 여는 것은 울릉군민의 이동권 보장은 물론 울릉도와 경북관광 활성화에도 불을 지피는 촉매제가 될 수 있고 국가안보와 영토수호 차원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울릉공항과 함께 흑산도공항도 추진하고 있다. 울릉공항이 증가한 사업비로 잠시 주춤하고 있다면 흑산도공항은 환경 문제로 사업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지역에서는 울릉공항과 흑산도공항을 연결하는 하늘길이 열리면 남북방향 중심의 교통에서 동서방향의 새로운 교통축이 형성될 것이란 기대도 하고 있다. 영호남의 지역교류 촉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울릉도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독도에 대한 국토수호를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공항건설이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울릉공항이 조속히 착공될 수 있도록 관련부처와의 협의는 물론 정치권과의 긴밀한 협조 등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정배 경북도 건설도시국장
“이송 필요한 응급환자만 한해 224명… 울릉공항 건설 더 못 미뤄”


“울릉공항 건설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양정배(사진) 경북도 건설도시국장은 1981년부터 사업의 필요성이 제기된 울릉공항 건설을 이젠 제대로 추진해야 할 때라고 12일 강조했다. 양 국장은 “울릉공항 건설은 사업비의 잣대만으로 평가돼서는 안 된다”며 “도서민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서비스의 개선을 위해서는 더욱 절실한 문제”라고 말했다.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다면 이는 국민의 기본권이 무시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실제 2016년부터 지난 9월까지 울릉도의 응급환자 이송건수는 435건에 이른다. 483명의 응급환자가 헬기나 여객선으로 이송되면서 생명의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정부가 도서지역 주민들에게 내륙과의 교통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여객선 운임을 지원하고 있지만 1년에 3개월 이상 발이 묶이는 여객선만으로는 울릉주민들이 도시지역 주민들과 균등한 생활을 누릴 수는 없다는 게 양 국장의 설명이다.

그는 울릉공항과 함께 추진되고 있는 흑산도공항 등 소형 공항건설은 항공 산업 발전에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형 공항 건설은 소형 항공사 설립과 새로운 항공운송사업자 등장으로 정비나 조종 인력 등이 필요하게 되는 등 산업의 형성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측면도 있다. 즉 소형 공항 건설이 전체 항공 산업 생태계의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지방 공항에는 좌석수가 적은 소형항공기 투입이 경쟁력이 있는 만큼 소형공항은 현재 위기에 처한 지방공항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게 양 국장의 설명이다. 그는 “늘어난 사업비와 환경문제 때문에 울릉공항이나 흑산도공항 모두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도 “무엇보다도 우선 고려해야 할 것은 주민의 생명·이동권 보장 및 국가균형발전”이라고 역설했다.

국민이라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교통복지 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도서민들이 도시지역민들과 균등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울릉공항과 흑산공항 등의 소형공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양 국장은 “울릉공항과 흑산도공항 건설이 제대로 추진돼 동해안과 서해안을 잇는 새로운 동서화합의 하늘 길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동·울릉=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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