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4·27 판문점선언, 9월 평양공동선언 후속조치로 추진 중인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에 해외 기업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명균(사진) 통일부 장관은 1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과 관련해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와 다른 유럽 국가들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 북측에 사업 제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북측 실무자로부터 ‘(해외에서) 많은 제안이 들어온다’ ‘남측과 먼저 철도·도로 연결 사업을 하고자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철도와 도로는 규격이 있는데, 다른 나라 자본이 들어와 사업을 하면 후에 남북 간 철도 연결을 할 때 규격이 맞지 않아 어려움에 봉착할 수도 있다”며 “(남북이) 외국 자본이 운영하는 철도와 도로를 이용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조 장관은 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남북 간 경제동반자협정 등을 북측과 논의하자는 제의를 했다”고 밝혔다.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국이 홍콩·대만과 맺은 세파(CEPA·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 방식을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느냐’고 질의하자 “그렇다”고 답했다. CEPA는 자유무역협정(FTA)보다 넓은 의미의 무역협정으로 우리나라는 2009년 인도와 CEPA를 체결한 바 있다.
외통위는 이날 통일부가 편성한 1조원대의 남북협력기금 사업비를 심사했지만 여야 간 이견으로 의결을 보류했다. 외통위는 추가 협의를 하기로 했다.
최근 대남 강경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는 북한은 경북 포항 일대에서 실시되고 있는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KMEP)을 강력 비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남조선·미국 해병대 연합훈련은 조선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를 확약한 북남 군사분야 합의서에 배치되는 것”이라며 “상대를 겨냥한 전쟁연습은 평화를 위협하는 시대착오적 움직임”이라고 비판했다. 북한 대외 선전매체 메아리도 “남조선 당국은 불장난 소동이 엄중한 후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똑바로 알고 분별 있게 처신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군 당국은 북한 주장을 반박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KMEP와 같은 대대급 훈련은 연례적으로 실시해 온 방어 훈련으로 남북 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다”고 밝혔다. 전날 제주산 귤 200t을 싣고 평양에 다녀온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측에서) 답례품을 보내줘 감사하다는 정도의 얘기만 있었다”고 말했다.
“백록담 착륙장 없어도 헬기 이용 가능”
한편 원희룡 제주지사는 입장문을 내고 “한라산 백록담에 별도 착륙시설을 하지 않아도 헬기를 이용할 수 있다. 백록담은 세계자연유산으로 나 역시 착륙장 건설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내 답방 시 백록담 분화구 안에 헬기를 착륙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원 지사의 발언이 헬기착륙장 설치 논란으로 이어지자 해명한 것이다.
최승욱 이형민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