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스마트폰 먹거리로 꼽히는 5세대(5G), 폴더블폰 등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 침체를 겪고 있는 삼성전자는 적극적인 반면 애플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13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3월쯤 5G 스마트폰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통 3사의 5G 서비스 개시 시기가 3월로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통 3사에 5G 통신장비를 납품하는 삼성전자가 5G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내년 2월 공개될 것으로 예상하는 갤럭시S10은 LTE와 5G 모델이 차례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폴더블폰의 구체적인 출시 시기도 관심사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내년 상반기에는 무조건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1분기 안에 출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내년은 갤럭시 출시 1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5G, 폴더블폰 등 신기술을 앞세워 부진에 빠진 스마트폰 사업의 반전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해마다 2월 월드 모바일 콩그레스(MWC)를 앞두고 갤럭시S 시리즈를 발표해 왔다는 걸 고려하면 내년 2월 갤럭시S10을 공개하고 이를 전후해 폴더블폰을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어떤 제품을 먼저 공개할지 내부적으로 정리를 해야겠지만 간격이 크게 벌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애플은 2020년에야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IT전문매체 씨넷은 인텔이 5G 모뎀 ‘XMM 8160’을 내년 하반기에 출시한다고 보도했다. 매년 가을 새 아이폰을 출시해온 애플의 제품 사이클을 고려하면 2020년에 출시되는 아이폰에 5G를 탑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5G 모뎀을 준비한 퀄컴과 손을 잡을 수도 있지만, 애플과 퀄컴이 최근 소송전을 벌이며 관계가 악화했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작다고 씨넷은 전했다.
애플은 수년 전부터 폴더블폰에 대한 여러 건의 특허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애플이 폴더블폰을 개발 중이라는 이야기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대신 애플은 증강현실(AR)을 미래 스마트폰 생태계의 핵심으로 보고 외연을 넓히는 중이다.
고가 전략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수익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애플로서는 5G, 폴더블폰 등 신기술에 집착할 이유가 적다. 어느 정도 시장이 형성된 후에 진입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 업체의 ‘가성비’ 전략으로 인도, 동남아시아 등에서 고전 중인 삼성전자로서는 할 수 있는 카드는 다 꺼내야 하는 상황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