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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 트럼프 탄핵 대신 소환장 ‘십자포화’ 퍼붓는다

사진=AP뉴시스


미국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정치적 부담이 큰 탄핵 대신 ‘소환장 포화(subpoena cannon)’를 준비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내년 1월 의회가 시작되면 소환장 공세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 의혹들을 파헤쳐 2020년 대선을 준비하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전략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괴롭히기(presidential harassment)’라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탄핵 절차를 추진하자는 일부 진보 성향 의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지 않고, 대신 의회에서 청문회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할 세부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탄핵을 시도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역풍 등을 고려한 조치다. 민주당은 정치적 부담이 적은 소환장 공세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괴롭히겠다는 작전을 세운 셈이다.

소환장의 1번 타자는 매슈 휘터커 법무장관 권한대행이 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을 보호하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WP는 하원 법사위원장으로 유력시되는 제럴드 내들러 하원의원이 “뮬러 특검에 대해 적대감을 표현해 온 휘터커 권한대행을 첫 증인으로 소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내들러 의원은 “휘터커 대행에게 소환장을 발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 매체들을 압박하기 위해 국가권력 수단을 썼는지 여부도 중요한 조사대상이다. 미 정부가 CNN방송의 모기업인 타임워너와 통신업체 AT&T의 합병을 막은 사례, WP를 소유한 제프 베이조스가 경영하는 아마존의 배송료를 올리려고 한 사례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조사대상에는 성역이 없다. 민주당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서 성추문 의혹이 제기된 여성들에게 돈을 지급한 사안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 여부에 대한 조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하원을 차지한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측면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일가의 각종 사업거래, 세금 문제, 러시아 스캔들, 우주군(Space Force) 창설, 해임권 남용 등을 전방위로 파헤친다는 계획이다. 악시오스는 “조사대상이 85개 이상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소환장 공세에 강력 반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미국 주식시장 하락세 원인도 민주당 탓으로 돌렸다. 그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민주당의 ‘대통령 괴롭히기’에 대한 전망이 주식시장에 큰 두통거리를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재검표가 진행되는 플로리다주의 연방 상원의원과 주지사 선거 결과에 대해서도 공화당 후보들의 승리를 확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선거에서) 정직한 투표 집계는 더 이상 불가능하다”면서 “새로운 투표용지들이 나타나고 많은 투표용지가 사라지거나 위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이민 정책에 대한 의견이 다른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을 곧 경질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보좌진에게 “닐슨 장관이 가능한 한 빨리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WP가 백악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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