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면서 미국 사람들도 삶을 되돌아보는 책들을 집는 것 같다. 인기 스타들의 회고록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3위를 차지했다. 화려한 삶 속에 감춰진 내면의 얘기들이 담겨 있다.
지난 3월 별세한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의 유고집 ‘어려운 질문에 대한 간략한 답변’도 9위를 기록했다. 은퇴한 농구스타 코비 브라이언트가 농구 기술과 농구에 대한 인생철학을 담은 ‘맘바 정신'은 7위에 올랐다. 맘바는 코비의 선수 시절 별명이었던 아프리카 독사를 가리킨다.
1위를 기록한 ‘비스티 보이즈 북’(사진)은 백인 3인조 힙합그룹 ‘비스티 보이즈’의 회고록이다. 저자는 마이클 다이아몬드와 애덤 호로비츠다. MCA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아담 요크가 2012년 침샘암으로 사망하면서 남은 멤버 2명이 이 책을 썼다.
비스티 보이즈는 30년 넘게 활동하며 팝 문화에 지워지지 않을 영향을 미쳤다. 1986년 데뷔 앨범이 힙합으로는 최초로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한 것은 당시 일대 사건이었다. 흑인의 전유물로 취급됐던 힙합을 음악적으로 진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81년 하드코어 펑크 그룹으로 시작했던 비스티 보이즈가 힙합그룹으로 전향했던 뒷얘기가 흥미롭다. 음악인이면서 티베트의 자유 독립을 기원했던 사회 운동가로서의 모습도 실려 있다.
가수이자 배우인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뒤늦은 깨달음’은 베스트셀러 3위에 올랐다. 11세 때 데뷔해 영원한 10대 스타일 것 같았던 그도 이제 37세가 됐다. 그는 이 책에서 무대 위의 자신과 무대 밖의 자신에 대해 털어놓았다. 책의 부제가 많은 것을 설명한다. 부제는 ‘내 앞에 있었지만, 내가 볼 수 없었던 모든 것들’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