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유엔군사령부 부지 복합개발사업이 서울시 환경영향평가를 시작으로 본격적 심의절차에 착수했다. ‘용산마스터플랜’이 부동산 과열에 대한 우려로 보류된 가운데 일대 개발사업 중 첫 시동을 거는 셈이라 향후 서울 집값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쏠린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유엔사 용지복합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보고서 초안 검토회의를 개최했다. 사업시행사인 용산일레븐은 회의에서 개발 밑그림인 사업계획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획안에 따르면 면적 5만1753㎡의 유엔사 부지 일대에는 아파트 5개동 426가구과 오피스텔 2개동 1053실이 들어선다. 사업지 총 면적은 48만2589㎡, 용적률은 600%다. 일레븐건설은 2017년 6월 LH로부터 1조552억원에 유엔사 부지를 매입했었다.
용산일레븐은 유엔사 부지 개발을 위해 도쿄 도심 대표 복합단지인 일본 롯폰기힐스를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 지적받은 수질 대기 조망 등 관련 내용을 보충해 최종 환경영향평가보고서를 작성한 뒤 내년 초 본안 심의에 도전할 예정이다. 환경영향평가를 비롯해 건축심의와 교통영향평가 등 절차를 거쳐야 착공이 가능한 만큼 용산일레븐 측은 보고서에서 내년 3월 착공, 2022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제시했다. 용산구청은 오는 23일까지 환경영향평가서에대한 주민공람을 진행한다.
업계에서는 유엔사 부지가 교통 및 입지 여건이 뛰어나고, 용산공원과 연계된 복합용도로 조성이 추진되는 만큼 그간 정체됐던 용산 일대 개발의 신호탄 격으로 예의 주시하고 있다. 복합개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일대는 물론 서울 부동산 추이에 파급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집값 폭등에 서울시가 올 하반기 발표를 계획했다가 보류된 용산마스터플랜 사례에 비춰볼 때 시행사 측 계획대로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9·13 대책 이후 간신히 잠잠해진 집값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예정된 호재에 가까워 일대 집값에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정부 규제 기조가 여전한 만큼 아직은 진행 추이를 지켜볼 단계”라고 전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