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다함께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 비전을 강조했다. 집권 2년차를 맞아 제시한 국가 비전이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연설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은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됐다. 디지털화 진전이 사회적 격차를 더 심화시킨다는 우려도 있다”며 “우리 정부는 근원적 해결을 위해 다함께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를 새로운 국가 비전으로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모두가 함께 잘살고, 공정한 기회와 정의로운 결과가 보장되며 차별받지 않는 게 포용”이라고 설명했다.
포용이 국가 간 관계에서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APEC 회원국 간 격차를 줄이고 공정한 기회와 호혜적 협력을 보장할 때 우리는 함께 잘살고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포용성 증진은 APEC 회원국들의 공통 과제”라며 포용성 정책 사례집 제작, APEC 디지털 혁신 기금 창설 등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또 APEC 정상회의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만나 “신흥국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하면 세계 경제가 다시 금융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세계무역기구(WTO) 개혁과 글로벌 금융 안정망 구축을 당부했다. 라가르드 총재도 동의한다는 뜻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에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아세안·APEC 회의 참석을 위한 5박6일간 순방의 핵심 성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진전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점을 꼽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중국 러시아 미국 등 주요국 지도자와 만나 향후 북·미 고위급 대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가 더욱 진전돼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남방정책의 일환으로 아세안(ASEAN) 국가들과의 경제 분야 협력을 강화한 것도 성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전 세계적인 보호무역 기조에 대응하는 협력체계 구축도 논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APEC 회의를 통해 다자 경제와 상호 개방적인 무역환경 조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한 것도 성과”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