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THAAD) 보복으로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던 국내 기업들이 올해 광군제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양질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신뢰가 광군제를 통해 다시금 확인됐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 미샤, 농심, 락앤락, 쿠쿠, 대우전자 등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광군제에서 최고 매출을 경신하는 등 선전했다. 광군제는 중국 최대 이커머스 업체인 알리바바그룹이 매년 11월 11일 진행하는 대규모 할인 행사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선전에는 광군제 특수를 기대하고 다양한 마케팅을 펼친 게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생활건강은 허브 화장품 브랜드 ‘빌리프’의 ‘더 트루 크림-모이스처라이징 밤’ 광군제 에디션을 내놨는데 전년 대비 매출이 무려 417% 성장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가 쓴다고 알려지면서 중국 시장을 휩쓴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브랜드 ‘후’는 광군제 기간 2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에이블씨엔씨의 화장품 브랜드 미샤는 중국의 인기 아이돌 그룹 9퍼센트의 린얜쥔을 모델로 세우고 광군제 직전 티몰 라이브 등을 진행했다. 행사 시작 2시간 만에 지난해 매출을 초과하는 등 눈에 띄는 마케팅 효과를 봤다. ‘미샤 타임레볼루션 베스트 비기닝 스페셜 세트’는 판매 시작 2분 만에 4500세트가 매진됐다. 광군제 동안 4000만 위안(약 6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산 제품의 프리미엄 전략도 여전히 통했다. 락앤락은 광군제에서 3870만 위안(약 6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락앤락은 티몰의 밀폐용기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를 차지했다. 프리미엄 전략으로 성공한 쿠쿠전자도 광군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중국에서도 늘고 있는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한 대우전자의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의 판매도 눈에 띈다. ‘미니’는 광군제 판매 개시 17시간 만에 2만3000대가 팔렸다. 대우전자 관계자는 “1분에 16대, 4초에 한 대꼴로 팔렸다. 한 달 판매량의 5배 수준의 매출을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부터 중국의 온라인몰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온 농심은 올해 광군제에서 최고 매출 성과를 냈다. 농심 공식 브랜드몰이 있는 타오바오몰에서 11일 하루 동안 500만 위안(약 8억1500만원)어치가 팔렸다. 온라인 예약 판매도 매출 성과에 한몫을 거들었다. 성공적인 매출을 올린 기업들 대부분은 2∼3주 전부터 예약 판매를 실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이커머스 부문의 강세가 뚜렷해지면서 온라인을 집중 공략한 업체들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