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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도 이메일 스캔들… 힐러리와 판박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이메일 스캔들’에 휩싸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이방카 보좌관이 지난해 백악관 비서진, 정부 관료, 자신의 보좌진에게 수백통의 백악관 업무 관련 이메일을 사적 계정을 통해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런 행동은 백악관이나 정부 관료들은 사적인 이메일 계정을 쓰지 못하고 해당 기관 이메일 계정만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한 연방기록법을 위반한 것이다.

특히 이방카의 이메일 스캔들은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 사례와 판박이라 더욱 아이러니하다. 클린턴 후보는 국무장관 시절 사적 이메일 계정을 통해 국가 기밀을 주고받았다는 이메일 스캔들로 곤욕을 치렀다. 대선 당시 트럼프는 “사기꾼 힐러리”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이메일 스캔들 망령이 딸 이방카에게 옮겨붙은 꼴이 됐다.

백악관 윤리위원회는 지난해 정보공개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미 정부 5개 기관이 수집한 백악관 관리들의 이메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방카가 사적인 이메일 계정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방카가 사적 계정을 통해 백악관 업무를 논의하거나 이메일을 전달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문제의 이메일 계정은 남편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과 공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이방카의 이메일 스캔들을 조사하던 백악관 참모들이 두 번 놀랐다고 전했다. 이방카가 사적인 계정으로 주고받았던 이메일의 방대한 양에 놀랐고, 이방카가 “연방기록법의 자세한 규정에 대해 몰랐다”고 해명했을 때 다시 한번 놀랐다는 것이다.

이방카의 개인 변호사 측은 “이방카가 연방기록법에 대한 설명을 듣기 전까지 사적인 이메일 계정을 가끔 사용하기도 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이방카가 보낸 이메일 중에 기밀은 없었다”며 “주로 가족 일정에 관한 것들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방카 측의 “연방기록법 규정을 몰랐다”는 해명도 당시 클린턴 측의 설명과 복사판이다.

이방카와 쿠슈너 부부 등을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들이 백악관이나 행정부에 들어와서도 사적인 이메일 계정을 사용해 왔다는 주장은 지난해부터 끊이지 않았다. 정보 공개로 이번 사건의 단초를 제공한 시민감시기구 ‘아메리칸 오버사이트’의 오스틴 에버스는 “이방카가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은 위선”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에 합류하는 인사들은 분명 사적인 이메일 사용을 경계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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