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종합

예산안 시한 코앞서 올스톱… 국회, 오늘 정상화 분수령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가 20일 열렸으나 의사일정을 보이콧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 자리가 텅 비어 있다. 여야의 충돌로 국회가 이틀째 멈춰 예산과 법안 심의가 전면 중단됐다. 최종학 선임기자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4당이 한목소리로 공공기관 채용비리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그동안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던 여당이 수용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파행 중인 국회가 정상화되기 위한 중요한 갈림길에 서게 됐다.

여야 5당 원내대표는 20일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국회 정상화를 위한 회동을 가졌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야 4당은 고용세습 채용비리 국정조사를 수용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국정조사에 대한 입장을 끝까지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여당은 국정조사 수용 여지를 남기면서 이전보다 진전된 태도를 보였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야 4당이 채용비리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니까 당내 의견수렴 절차가 필요하다”며 “상황 파악을 더 해보고 의견수렴을 거쳐 국정조사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감사원 감사가 우선이라며 수용 거부를 밝히던 것에서 한 발짝 물러난 것이다. 문 의장도 여야 합의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5당 원내대표는 21일 문 의장 주재로 다시 회동해 국회 정상화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여야 힘겨루기에 예산과 법안 심의는 이틀째 전면 중단됐다. 행정안전위원회는 당초 이날 법안소위를 열어 여야가 연내 처리에 합의한 음주운전 처벌강화법인 ‘윤창호법’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무산됐다. ‘유치원 3법’등 주요 법안 심의도 중단됐다. 내년도 예산안의 증·감액을 결정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는 구성조차 되지 않아 처리 시한(12월 2일)을 앞두고 부실·졸속 심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당에서는 이날 내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정애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한국당은 20대 국회 들어 15번의 보이콧을 했다. 두 달에 한 번꼴”이라며 “취미가 국회 보이콧이냐”고 비난했다.

반면 야당들은 민주당을 제외한 국정조사위원회 구성을 추진하며 대여 압박에 나섰다. 김성태 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는 문 의장을 찾아가 고용세습 국정조사를 민주당이 수용하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 구성과 민생법안 처리,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 국회 의사일정 협의에 패키지로 합의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문 의장한테 만약 민주당이 국정조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을 제외한 나머지 정당끼리 국정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국회 정상화 절차에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국정조사에 관한 법률 4조에는 ‘조사에 참여하기 거부하는 교섭단체 의원은 제외할 수 있다’고 돼 있다. 1999년 ‘국제통화기금(IMF) 환란’에 대한 국정조사 당시에도 한나라당의 참여 거부에 따라 새정치국민회의와 자유민주연합 의원만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임성수 이종선 신재희 기자 joylss@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