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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 “세대교체” 기류 속… 펠로시, 하원의장 탈환할까

사진=AP뉴시스


미국 역사상 첫 여성 하원의장 기록을 갖고 있는 낸시 펠로시(78·사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중간선거 승리 이후 의장직 탈환을 노리고 있다. 하원 다수당 대표가 하원의장을 맡는 관례가 있고 민주당 내에 마땅한 경쟁자도 없어 의장직 복귀는 무난히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세대교체를 위해 새로운 인물이 하원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반발 기류도 만만치 않다. 강경파인 펠로시 대표가 하원의장에 오른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 본격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당선자 16명은 19일(현지시간) 펠로시 대표의 차기 하원의장직 출마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공개했다. 이들은 “펠로시 대표가 그동안 국가와 당을 위해 헌신한 데 감사를 표한다”면서도 “우리는 유권자들에게 변화를 약속했고 이를 지킬 것이다. 따라서 하원의장 선거에서 다른 사람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대표는 2002년 민주당 원내총무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16년간 당을 이끌어왔다. 그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이던 2006년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면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하원의장을 지내기도 했다. 하원의장은 부통령에 이어 대통령 유고 시 승계서열 2위인 직책이다. 여성 대통령과 부통령이 아직 나오지 않은 미국에서 펠로시 대표는 여성 가운데 최고위 공직을 지낸 인물인 셈이다.

하지만 펠로시 대표의 장기집권에 대한 불만도 만만치 않다.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인 만큼 이제는 다음 세대에 자리를 양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가장 큰 불만이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당내에서 강력한 도전자가 나타나지 않아 민주당 하원의장 후보가 유력하다. 하지만 내년 1월 하원의장 선거에서 공화당 의원 전원이 반대표를 던지고 민주당에서 이탈 표가 나온다면 펠로시 대표가 낙선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도 있다. 톰 리드 등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펠로시 대표가 하원의장으로서 일부 법률 개정에 협조해준다면 찬성표를 던지겠다는 공개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공화당 표가 필요하다면 얼마든 내줄 수 있다”며 민주당 내 갈등을 조롱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내 잡음에도 펠로시 대표의 하원의장 당선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민주당 내 하원의장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힌 사람은 펠로시 대표를 제외하면 마샤 퍼지 의원 한 명뿐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펠로시 대표는 지난 16일 퍼지 의원을 따로 만나 출마를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퍼지 의원은 펠로시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한 16명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설령 하원의장 선거가 표 싸움으로 치닫더라도 박빙 승부에 강점을 보여 온 펠로시 대표가 승리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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