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이재명(사진)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김씨의 사법처리에 대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을 적용한 경찰의 결론대로 김씨를 재판에 넘길지 여부가 주목된다. 특히 김씨의 선거법 위반 혐의가 향후 유죄 판단을 받을 경우 이 지사가 지사직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경찰 등에 따르면 김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과 명예훼손이다. 김씨는 지난 4월 민주당 경기지사 예비후보 경선 과정에서 ‘정의를 위하여’라는 닉네임의 트위터 계정(@08_hkkim)을 사용해 ‘전해철 전 예비후보가 자유한국당과 손잡았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공직선거법 265조는 선거 후보자의 배우자나 직계존속, 직계비속, 선거사무장, 선거사무소의 회계책임자 등이 이 조항을 위반해 징역형 또는 3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아 확정되면 공직자 본인의 당선이 무효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때 해당하는 위반 행위는 정치자금을 부정수수하거나 기부행위 위반, 당선 목적 등을 위해 매수한 경우로 특정돼 있다.
김씨가 받는 허위사실 공표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김씨가 현재 혐의로 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돼 형이 확정된다고 해도 법적으로 이 지사의 당선이 무효가 되진 않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공직선거법상 배우자의 허위사실공표죄로 (공직에 있는) 본인이 당선무효가 되는 조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지사가 줄곧 부인 김씨의 관련성을 부인해온 만큼 공직자로서 정치적, 도의적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허위사실공표나 명예훼손은 법적으로는 분명히 이 지사 아내의 개인범죄 혐의”라면서도 “공직자로서 정치적 책임 문제는 별도의 범주”라고 말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쟁점에 대한 본격적인 다툼은 이제 시작이다. 경찰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수원지검은 전날 김씨 사건을 선거사범 담당인 공안부로 배당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공직선거법상 공소시효가 6개월이란 점을 감안하면 6·13 지방선거를 기준으로 6개월이 되는 다음 달 13일 전 기소가 이뤄져야 한다. 이 지사는 문제가 된 트위터의 계정 주인을 아내 김씨라고 본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 ‘저열한 정치공세’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검찰은 공소시효 만료까지 20일 이상 남은 만큼 충분히 시간을 쓰면서 경찰 수사를 보완해 다음 달 김씨를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안대용 기자 dan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