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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또 추락… “코인판은 끝났다” 비관론 확산



올해 상반기 ‘버블(거품) 붕괴’ 이후 큰 가격 변동이 없었던 가상화폐(암호화폐) 비트코인이 다시 추락하고 있다. 투자자 사이에선 이미 가상화폐 시장에서 ‘큰손’들은 빠져나갔고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었다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20일 오후 7시30분 기준 523만원에 거래됐다. 6일 만에 27% 가까이 떨어졌다. 1월 초 기록했던 최고가(2500만원)와 비교하면 무려 79%나 폭락했다.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에선 5000달러 선이 무너졌다. 비트코인은 지난 1월 최고점을 찍은 후 한 달 동안 800만원 선까지 급락했었다. 이후 700만∼800만원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보였었다.

투자자들은 갑작스럽게 가격이 주저앉자 ‘투매’에 나서고 있다.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화폐)들도 줄줄이 하락하면서 공포감을 키웠다. 이날 주요 가상화폐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이제 코인판은 끝이다” “더 이상 못 버티고 손절(손해를 보고 매도)한다”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투자자는 가상화폐 커뮤니티에 “지난해 10월쯤 2000만원 정도 투자했다가 결국 1200만원을 잃었다. 손절 타이밍을 못 재는 바보 같은 ‘개미’가 이제야 코인판을 떠난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시장에선 비트코인 가격 하락의 직접 원인으로 ‘하드포크’를 둘러싼 논란을 지목한다. 하드포크는 가상화폐의 업그레이드를 뜻한다. 하드포크를 하면 기존 가상화폐에서 새 가상화폐가 분리된다. 현재 비트코인캐시의 하드포크가 논의 중인데, 비트코인캐시는 비트코인의 새 버전이다. 이를 다시 하드포크하는 복잡한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하드포크가 잦아지면 장기적으로 비트코인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공급량이 늘면서 가치가 하락한다는 진단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금융 당국의 규제에 맞게 가상화폐 공개(ICO)를 진행하지 않은 업체 2곳에 과징금을 부과한 것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한국 정부는 여전히 가상화폐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일 계획이 없다. 가상화폐 급락으로 이런 방침은 더 굳어질 전망이다.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은 지난 13일 “가상화폐 대책은 서두르지 않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가격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비트코인 채굴 업체들은 손익분기점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 비용은 6000달러 선으로 추산된다. 이른바 ‘큰손’들이 채굴을 중단하고 시장을 떠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채굴에는 컴퓨터 그래픽카드가 사용되는데 지난 주말 미국 그래픽카드 제조업체인 엔비디아 주가는 약 20% 추락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비트코인이 150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 경고했다. 대표적 가상화폐 강세론자인 톰 리 펀드스트랫(가상화폐 분석기관) 공동창업주는 비트코인의 연말 예상 가격을 2만5000달러에서 1만5000달러로 낮췄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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