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양(57) 전 경기경찰청장이 한국인 최초로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 수장이 됐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21일(현지시간) 열린 제87회 인터폴 총회에 참가한 179개 회원국 대표들은 김 전 청장을 신임 총재로 선출했다. 이번 선거는 멍훙웨이 전 총재가 임기를 2년 남겨두고 갑자기 사임해 치러졌다. 멍 전 총재는 지난 9월 말 이후 중국 정부에 체포·구금돼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받은 뒤 지난달 7일 인터폴에 총재직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인터폴 총재의 임기는 4년이나 김 총재의 경우 전임 총재의 잔여 임기인 2020년까지 2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첫 한국인 인터폴 총재 탄생 소식을 전하면서 “아주 자랑스럽다. 국민들과 함께 축하를 보낸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마산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1985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92년 경정으로 경찰에 특채된 이후 LA주재관과 핵안보정상회의 경찰준비단장, 경찰청 외사·기획조정관, 경남·경기경찰청장 등을 역임하며 대표적인 외사통으로 꼽혔다.
그는 2012년 경남청장 재임 당시 인터폴 집행위원에 선출됐으며 2015년 경기청장 재임 시 임기 3년의 인터폴 부총재로 뽑혔다. 인터폴은 아시아·오세아니아, 아메리카, 유럽, 아프리카 등 4개 권역에서 권역별 부총재를 두고 있다.
선거 전 미국을 비롯해 영국 등 유럽의 국가들은 이번에 김 총재와 맞붙은 러시아 알렉산드르 프로코프추크 부총재의 출마에 반대하며 김 총재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인터폴에 속해 있고, 법치를 존중하는 모든 국가와 단체가 청렴한 지도자를 뽑길 권장한다”며 김 총재를 적임자로 꼽았다.
경찰청은 한국 경찰이 인터폴을 통해 국외도피사범 검거 등 활발한 국제공조 수사를 추진해온 점도 당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김 총재는 “인터폴에 대한 정치적 편향이나 개입을 차단하고 아시아·아프리카 등의 소외된 회원국들의 치안력 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우리의 공동 목표인 안전한 세상을 위해 함께 가자”고 소감을 밝혔다.
인터폴은 194개 회원국을 보유한 국제기구로 100여개국에서 파견된 950여명이 근무하는 치안협의체다. 본부는 프랑스 리옹에 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