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국정과제를 추진하는 직속기구와 자문기구 위원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우리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가 많다”며 “기존 성장 방법이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리뿐 아니라 모든 나라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9년도 예산안은 우리의 생각과 구상의 실현이다. 신속히 집행해서 국민 앞에 성과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집현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국정과제 위원회별 보고를 들은 뒤 “각 위원회가 국정과제의 지도를 그렸으니 정부는 이에 따라 포용국가를 만들어야 한다”며 각 위원회에 국정과제 구현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또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며 “자신감 있게 일하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포용국가가 세계 공통의 관심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포용적 성장과 지속가능 발전은 문재인정부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공통된 고민”이라며 “전 세계에 제시할 수 있는 모범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은 혁신적 포용국가 비전을 담은 ‘국가 미래비전 2040’ 수립 계획을 발표했다. ‘국가 미래비전 2040’은 분배 중심의 경제 전환으로, 2030년까지 세계 삶의 질 10위를 달성한다는 노무현정부의 ‘비전 2030’을 계승한 전략이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은 속도감을 강조하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초 이날 간담회에선 정부의 경제·노동정책을 놓고 날선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이 최근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 필요성에 관한 발언으로,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도 소득주도성장의 속도 문제를 지적한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문 위원장은 지난 13일 한 토론회에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포용국가라는 어젠다는 국민이 피부로 느끼기에 너무 포괄적이고 추상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발언의 민감성 때문인지 문 위원장과 김 부의장의 간담회 발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문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22일 경사노위 출범 때 대통령을 또 만날 예정이라 덕담만 드렸다. 민주노총 총파업이나 탄력근로제, 노정 관계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 부의장도 “할 말이 없다”고만 했다. 최근 위촉된 권구훈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은 겸임하는 회사(골드만삭스) 업무로 간담회에 불참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