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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염성덕] 인권상



인권상은 아주 특별한 상이다.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려는 체제와 세력에 항거하거나 인권 옹호를 위해 헌신한 개인 또는 단체가 받는 상이기 때문이다. 인권 투쟁 과정에서 수감되거나 목숨까지 내놓는 경우도 허다하다. 인권상의 이름을 지을 때는 기관·단체·인물이나 역사적 사건과 장소의 명칭을 참고한다.

유엔 인권상은 1966년 유엔 총회 결의로 만들어졌다. 68년 첫 수상자들을 시작으로 5년마다 복수의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하고 있다. 넬슨 만델라, 지미 카터, 국제적십자위원회, 국제사면위원회 등 저명한 인사나 단체가 상을 받았다. 관용과 비폭력 확산을 위해 노력한 개인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2년마다 주는 유네스코인권상도 관록이 있는 상이다.

광주인권상은 5·18기념재단이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00년 제정했다. 내로라하는 국제기관들의 추천을 받아 동티모르 저항민족평의회 의장인 사나나 구스마오가 1회 수상자로 선정됐다. 해마다 5·18민주화운동 행사 기간에 시상하고 있으며, 국제적 인권상 반열에 올랐다.

한국 종교계는 개신교 불교 천주교 순으로 인권상을 제정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87년부터 NCCK인권상을 수여하고 있다. 박종철군 물고문 사망 사건을 증언한 오연상 의사가 1회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불교인권위는 92년부터 불교인권상을 주고 있다. 1회 수상자는 박종철군의 아버지 박정기씨였다. 천주교인권위는 인권 변호사 이돈명씨를 기리기 위해 2012년 이돈명인권상을 제정했다.

불교인권위는 최근 내란선동 혐의 등으로 징역 9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에게 불교인권상을 수여했다. 불교인권위는 나름대로 고심 끝에 수상자를 선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이 이 전 의원의 징역형을 확정했고,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을 의결한 점을 고려하면 이 전 의원의 수상 소식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이 많을 듯하다.

염성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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