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대북제재위원회가 남북 철도 공동조사에 대한 제재 면제를 인정하면서 남북 철도 연결 사업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남북 정상이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연내 철도·도로 연결 사업 착공식 개최도 가능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25일 “철도 공동조사 일정은 북측과 협의하고 있고 이르면 이달 중 시작될 예정”이라며 “착공식 연내 개최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철도 공동조사에 관한 미국 자체적인 제재 예외 인정도 암묵적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대북 제재 위반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착공식은 최대한 간소하게 치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하얗게 쌓인 눈을 보면서 엉뚱하게 만주와 대륙을 떠올렸다”고 적었다. 이어 “평양선언에 담긴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도 연내 가능할 것”이라며 “비핵화와 함께 속도를 낸다면 2022년에는 경의선을 타고 베이징으로 동계올림픽 응원을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썼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전날 “이 (철도·도로 연결) 사업이 국제사회로부터 인정과 지지를 받은 것”이라며 “남북 협력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남북 철도 공동조사는 당초 지난 7월 24일부터 진행키로 했다가 8월 말로 연기됐다. 또 8월에는 유엔군사령부가 공동조사에 투입될 남측 기관차와 유류 등의 군사분계선(MDL) 통행계획 승인을 보류하면서 4개월 넘게 지연됐다.
유엔 대북제재위의 이번 제재 면제 결정을 남북 협력사업 전반에 대한 제재 완화·면제의 신호탄으로 보기는 이르다. 남북이 공감대를 형성한 당국 간 통신망 광케이블 교체 작업,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을 위한 공동조사 등 주요 남북 협력 사업들은 사업별로 대북제재위의 제재 면제 승인을 받아야 한다. 또 금강산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재가동, 남북 영공을 통과하는 신규 항로 개설 문제도 벌크 캐시(대량 현금)의 북한 유입을 금지하는 대북 제재에 직접적으로 저촉되기 때문에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기는 어렵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