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시민공론화를 내세워 오페라하우스(위 조감도)와 BRT(아래 사진·중앙버스전용차로제) 등 대형 사업의 공사를 중단시켰다가 3개월여 만에 재추진을 결정, 혈세와 시간을 낭비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산시는 26일 ‘북항 거점 역사·문화벨트 조성 계획’을 발표하고 지난 8월 이후 잠정 중단했던 북항 재개발지구 내 오페라하우스 건립공사를 재개해 2022년 준공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오페라하우스를 오페라 공연장만이 아니라 시민 모두를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시민공모로 명칭을 정하기로 했다. 부산항만공사(BPA·사장 남기찬)는 시의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전체 건립비용의 30%인 8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BPA의 건립비 지원 결정이 있어 공사를 재개할 수 있게 됐다”며 “지방정부와 공기업 간 협력의 모범적 모델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전체 2500억원의 사업비 중 이미 확보된 롯데그룹의 약정 기부금 1000억원 외에 나머지 700억원은 시비로 충당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기부금 등 시민이 참여하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
북항 재개발지 내 해양문화지구 부지 2만9542㎡에 지하 2층 지상 5층(연면적 5만1617㎡) 규모로 1800석 대극장과 300석 소극장 등이 들어서는 오페라하우스는 지난 5월 착공했으나 3달만인 지난 8월 시민공론화를 위해 공사가 중단됐다.
앞서 시는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2014년부터 도시 및 광역 7개 간선도로 84.6㎞(전체 사업비 2200억원)에 대해 BRT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중 내성교차로∼운촌삼거리 8.7㎞ 구간을 완공·개통하고 운촌삼거리∼해운대구 중동, 동래∼서면의 2개 구간 7.6㎞구간의 공사를 진행하다가 지난 7월 시민공론화를 위해 중단했다. 그러나 시민공론위원회를 통해 61%의 사업찬성 의견이 모아지자 시는 지난달 11일 사업재개를 결정했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국비가 투입되는 이들 사업들은 시민들의 의견수렴과 각종 사업성 평가를 거쳐 착공된 것”이라며 “단체장이 바뀐 후 시민공론화를 위해 중단시켰다가 다시 공사를 재개한 것은 예산과 시간낭비”라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