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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9년 만에 나온 소설 밀리언셀러



페미니즘 물결 속에 조남주(40·사진)의 소설 ‘82년생 김지영’(민음사)이 누적 판매부수 100만부를 돌파했다. 2007년 김훈의 ‘칼의 노래’와 2009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에 이어 9년 만에 나온 소설 분야 밀리언셀러다. 민음사는 “2016년 10월 출간된 이 작품이 2년여 만에 판매부수 100만부를 넘기면서 밀리언셀러가 됐다”고 27일 밝혔다.

민음사 관계자는 “‘82년생 김지영’이 2010년대 침체된 한국문학에 새로운 분기점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대졸 ‘경단녀’의 전형을 묘사한 사회학적 보고서”(장정일)라고 평가받은 이 소설이 밀리언셀러가 된 것은 우리 사회와 문단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성들의 사회적 좌절이 그만큼 크고, 문학의 사회적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100만부 판매의 가장 큰 동력은 여성들의 적극적인 지지였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이 책 구매자는 20·30대 중심의 여성(76.8%)이었다. 소설은 1982년에 태어난 평범한 한국 여성이 겪는 성차별을 담고 있다. 학교, 직장, 가정에서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차별을 그려 여성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책은 ‘여성 혐오’와 ‘미투(#MeToo) 운동’ 등 한국사회의 젠더 이슈가 폭발했던 지난 2년 동안 꾸준히 큰 관심을 받았다. 책 판매량은 지난 2월 서지현 검사가 검찰 내 성추행 사실을 폭로하면서 ‘82년생 김지영’을 언급한 직후와 지난해 5월 고(故) 노회찬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책을 선물한 직후 급격히 늘어났다.

민음사는 100만부 돌파를 기념해 ‘82년생 김지영’ 코멘터리 에디션(표지)을 선보였다. 이 에디션에는 소설과 함께 문학평론가 신샛별 등의 평론 5편과 작가 인터뷰가 수록됐다. 신샛별은 “정치적 소재를 다루는 소설은 많지만 마침내 정치를 해내는 소설은 드물다”고 썼다. 이 소설이 한국사회에서 페미니즘 이슈를 제기하는 데 큰 촉매제가 됐기 때문이다.

조남주는 여기 실린 인터뷰에서 “세상은 진보하고 다음 세대는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게 될 거라는 믿음이 있다. 그렇게 만드는 게 우리 의무”라고 말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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