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각 파도’ 덮친 팀 쿡의 애플... 고가전략 아이폰XS 판매부진에 주가 폭락





애플이 팀 쿡 최고경영자(CEO) 체제 출범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고가 전략을 앞세운 아이폰XS 판매 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는 폭락하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이폰에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태도를 밝히면서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매셔블 등 미국 언론들은 애플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26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애플을 제치고 시가총액 1위에 등극했다고 보도했다. MS의 시가총액이 애플보다 높았던 것은 8년 만에 처음이다. 애플은 이날 주당 172.64달러로 장을 마감하며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하긴 했다. 하지만 그동안 계속 오르기만 했던 애플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 사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10월 미국 기업 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던 애플은 불과 두 달도 안 돼 주가가 25% 이상 폭락했다. 원인은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XS, XR 등의 판매 부진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X 판매 호조를 통해 애플 충성고객들이 가격에 구애받지 않고 자사 제품을 구입한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래서 올해 아이폰XS와 XS 맥스 가격을 더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아이폰X와 크게 다르지 않은 디자인과 성능 때문에 예전만큼 흥행이 되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아이폰XS의 첫 주 판매량은 예년의 60∼70% 수준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아이폰XS 판매 부진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아이폰X를 다시 생산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나와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했던 아이폰XR도 반응이 미지근하다. 애플은 일본에서 통신사에 보조금을 더 지급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아이폰XR의 가격을 인하했다고 WSJ이 전했다.

애플은 4분기부터 실적 발표 때 아이폰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아이폰의 양적 성장이 끝났다는 걸 애플도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대신 높은 가격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애플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우세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 판매 부진은 폭스콘 등 아이폰 협력 업체들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폭스콘이 내년 아이폰 사업에서 60억 위안(약 9800억원)을 줄이고 10% 안팎의 구조조정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WSJ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협상이 진전되지 않을 경우 중국산 전자제품에 10% 내지는 25%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에 아이폰과 맥북 등 애플의 제품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이폰은 폭스콘 등이 중국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들여온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되면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미국 경제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아이폰에 관세가 부과되면 아이폰 가격이 더 올라 판매에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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