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답방, 정부가 앞당기는 방안 추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8일(현지시간) 체코 프라하성을 방문해 성 바츨라프 왕관을 살펴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안드레이 바비쉬 체코 총리를 만나 우리 기업의 체코 원전 수주를 적극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취임 후 여섯 번째 정상회담을 한다. 북·미 고위급 회담이 공전하는 가운데 열리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연말연초 복잡한 한반도 정세를 판가름할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의 체코 방문을 수행 중인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8일(현지시간) 프라하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한·미 양국은 G20 정상회의 기간 중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며 “시간과 장소 등 구체 사항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공조 방안과 한·미동맹 강화·협력 방안 등을 중점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는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문제다. 두 사안은 서로 연계돼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우리 정부가 단독으로 치고 나갈 가능성도 높다. 그동안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이후에 김 위원장이 방남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북·미 협상이 지연되면서 정부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김 위원장의 답방은 완벽히 연계돼 있다고 보기 어려운 사안”이라며 “근래 남북 정상회담을 미국과 합의해서만 한 것은 아니다. 특별히 미국의 승인을 요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북한과 얘기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진행 상황을,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진행 상황을 설명한 뒤 의견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남북 철도 공동조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예외 사안으로 인정된 점을 언급하며 제재 완화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도 높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흐름상 어디까지 양 정상이 얘기할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을 못 잡고 있기 때문에 여러 정세를 공유할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힘을 실어줘야 할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양측의 (비핵화) 방안은 서로 다 알고 있다. 지금은 어떤 방안을 설득해서 돌파구를 찾는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프라하=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