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갈릴리 호숫가를 거닐다가 어부 형제 베드로와 안드레에게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마 4:19)고 하셨다. 이 말을 듣고 사도가 된 베드로는 예수와 함께 갈릴리 호숫가 가버나움에서 성전세를 내지 않으시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나중에 예수께서 자신은 하나님의 아들이기 때문에 그러한 세금을 낼 의무가 없다고 설명하셨지만 다른 사람들이 걸려 넘어지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 이때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말하기를 “호수에서 물고기를 잡으면 가장 먼저 잡히는 것의 입에서 은화가 한 개 나올 것이니, 그것으로 너와 나의 세금으로 납부하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듣고 베드로가 잡은 첫 번째 물고기에서 은화 한 개가 나왔고, 이것으로 세금을 납부하였다.(마 17:24∼27 참조)
이스라엘의 갈릴리 호숫가 식당에 가면 ‘베드로 물고기’라는 걸 판다. 바로 위 성경 말씀에서 유래된 물고기로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튀김요리다. 그런데 당시 베드로가 잡은 것은 어떤 종류의 물고기였을까. 갈릴리 호수에는 20여종의 물고기가 서식하는데 그 가운데 식용으로 할 수 있는 것은 3종류라고 한다. 그중 역돔종에 속하는 갈릴리역돔을 ‘베드로 물고기’라 부른다. 필자도 이스라엘 방문 시 이 고기를 먹어보았는데 생김새는 큰 붕어처럼 보였다.
예수께서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000명을 먹이신 곳도 갈릴리 호숫가였다. 이스라엘에서 갈릴리 호수는 생명줄과도 같아 전체 식수의 40% 이상을 공급한다. 호수 물은 담수지만 히브리어의 특성상 바다와 구분하지 않고 ‘얌’이라 부른다. 영어로도 The Sea of Galilee라고 표기되며 남북 21㎞, 동서 12㎞에 이르는 호수 모습은 가히 바다다. 호수 모양이 다윗왕의 수금(히브리어 키노르)을 닮았다 해서 ‘키네렛’이라 불렸고, 구약시대 키네렛은 신약시대에 ‘게네사렛’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지금도 유대인들은 키네렛 바다라고 부른다.
세종대 대우교수